이 것이 바로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의 예라고 볼 수 있다. 고도로 발달된 기술이 아니어도 효율적이고 간단한 방법으로 우리가 사는 지구환경과 자역과의 공존을 생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고교 교과서에서도 다루고 대학수학능력시험에도 등장한다. 하지만 적정기술은 최근에 생긴 개념이 아니다. 50여 년 전 주로 개발도상국 지역의 문화적, 정치적, 환경적 면들을 고려하여, 삶의 질 향상과 빈곤 퇴치 등을 위해 적용되는 기술로, 1965년 9월 칠레 산티아고에서 유네스코 주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처음 소개됐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저개발국에 적용된 적정기술은 물 부족, 질병, 빈곤, 문맹 등의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한다. 라이프 스트로우(Life Straw)는 휴대용 정수 빨대이다. 적정기술의 성공사례로 평가된다. 개인용과 가족용의 두 종류가 있는데, 빨대 하나로 한 사람이 1년간 먹기에 충분한 700ℓ의 물을 정수할 수 있으며, 99%의 수인성 박테리아와 98.5%의 바이러스를 제거한다. 이 빨대를 사용함으로써 기생충 감염이나, 장티푸스, 콜레라와 이질 등 수인성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큐드럼(Q drum)은 도넛형 플라스틱 컨테이너로 약 50ℓ의 물을 담고 굴려서 이동시킬 수 있는 물통이다. 가운데 커다란 구멍이 있어 로프로 묶어 드럼을 끌거나 굴릴 수 있다. 큐드럼이 보급된 지역에서는 아이들의 학교 출석률과 진학률이 증가했다고 한다.
적정의 사전적 의미는 알맞고 바른 정도다. 사람을 살리는 기술은 꼭 최첨단 기술만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에 잘 맞는 기술이다. 생활치료센터와 드라이브스루, 워크스루는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한 대표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과학기술계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재난은 또 온다.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정기술`이 필요한 시기다. 조남형 취재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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