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맥스는 이제부터다. 이튿날인 20일 허 시장이 불쑥 기자실을 찾았다. 금요일엔 기자들이 거의 없는데도 티타임을 자청했다.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월급 절반을 기탁하겠다." 그러자 `세금 쓸 생각만 하는 줄 알았더니 그렇지 않은 단체장도 있어 다행`이라는 내용의 글이 소셜미디어에 쇄도했다. 허 시장이 장고 끝에 경제대책을 발표한 23일 교육감, 구청장, 산하기관장, 시 간부공무원 등이 급여 일부를 기부한다는 훈훈한 보도자료가 쏟아졌다. 147만 시민을 위한 경제종합대책은 온데간데없고 허 시장이 처음 시작했다는 급여 기부 미담만 넘쳐나고 있다. 허 시장의 선한 의지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와 그 주변의 정무감각은 엉뚱한 데서 빛을 발하고 있다. 지역사회 온정과 경제대책의 혜택을 받아야 할 취약계층 시민과 소상공인은 뒷전으로 밀렸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40개 과제에 4662억 원을 지원한다는 종합대책이 더 먼저, 더 선명하게, 더 넓게, 더 차분하게 무엇보다 따뜻하게 다가가 시름에 겨워 울고 있는 이들의 어깨를 어루만졌어야 했다. 시민들은 월급 몇 푼 기부한다며 웃고 있는 정치인보다 백척간두 절벽 끝에서 생존의 손길을 내밀어줄 우리의 시장을 원하고 있다. 취재2부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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