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외벽 방역 재능기부, 코로나 19 도움 손길 더해…평소 드론학원 운영하며 청소년들에게도 재능기부

정종길(40)씨가 재능기부로 드론을 활용해 코로나 19 방역에 나서고 있다. 정종길(오른쪽부터)씨가 함께 드론 방역에 나선 동료 김정호씨, 이성민씨와 방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정종길 씨 제공
정종길(40)씨가 재능기부로 드론을 활용해 코로나 19 방역에 나서고 있다. 정종길(오른쪽부터)씨가 함께 드론 방역에 나선 동료 김정호씨, 이성민씨와 방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 정종길 씨 제공
코로나 19 속 학교 외벽에 드론이 날고 있다. 곳곳에는 소독제가 분사된다. 넓디 넓은 운동장도 마찬가지다. 고사리 같은 학생들의 손이 닿을 곳, 구석구석을 소독한다. 학교당 30-40분이면 충분하다. 직접 손으로 소독을 한다면 하루가 걸릴 시간이다. 드론 조종기를 잡은 이는 정종길(40)씨다. 코로나 19로 학교 현장이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리에 발을 벗고 나섰다. 그저 어린 학생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게 정 씨의 마음이었다. 그는 대전 중구에서 드론 전문가를 양성하는 `마스터드론교육원`의 대표이기도 하다.

정 씨는 "국가 재난으로 표현되는 이 시점에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하다 드론으로 학교 방역에 나서게 됐다"며 "재능기부란 말 자체가 쑥쓰럽다. 코로나 19로 힘든 이 시국에 모든 게 하루 빨리 정상화 돼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정 씨는 요즘 들어 더욱 바빠졌다. 재능기부가 소문이 나면서 각 학교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정 씨는 손이 바빠지며 강의 중인 교육원 수업도 수강생들에게 양해를 구해 한 주를 미뤘다. 수강생들도 정씨의 재능기부 소식을 듣고 흔쾌히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처음에는 초등학교 2개교에 방역을 했는데, 소문이 나면서 신청이 몰려 지금 6개교가 대기 중이다"라며 "강의가 잡혀 있지만 개학을 앞둔 학교의 방역이 시급하다 생각해 수강생들에게도 양해를 부탁했다. `얼마든지`라면서 허락해준 수강생들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 씨의 드론 선행은 동료들도 함께했다. 교육원 방제팀 단장으로 활동 중인 김정호씨와 이성민씨다. 본래 지역 농가를 돌며 농약을 뿌리는 등 방제 활동을 벌이지만, 재능기부대열에 합류해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소독제는 정 씨의 재능기부 소식을 전해 듣게 된 드론모임에서 지원을 결정했다.

정 씨는 "3명이서 팀을 이뤄 방역에 나서고 있다. 모두가 재능기부의 필요성 크게 공감했다"며 "드론모임인 `대전이글스`에서도 제 소식을 듣고 소독제를 지원해주기로 했다. 최근 소독제 수요가 높아져 구하기가 어려운데 이를 해결해줬다"고 말했다.

정 씨는 평소에도 선행을 이어왔다. 대전지역 중·고등학생들을 위해 진로수업 강의에 나서 재능기부를 해주고 있다. 대신중, 보문중, 경덕중, 태평중 등 손으로 헤아리기가 어려울 정도다. 소외이웃과 저소득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상교육지원을 펼치고 있는 대전지역 민간사회봉사단체 `나래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제가 좋아하는 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할 뿐. 힘이 닿는데 까지 재능기부에 나설 예정"이라며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만큼 하루 빨리 종식이 돼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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