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체육·유흥시설 게릴라식 영업 성행…점검반 내부 확인 소홀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유흥업소. 이 업소 내 어디서도 손세정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사진 김량수·국지훈 인턴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유흥업소. 이 업소 내 어디서도 손세정제를 발견할 수 없었다. 사진 김량수·국지훈 인턴기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운영 중단을 권고한 유흥업소 등에 대한 방역 점검이 `수박 겉핧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대전시와 대전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체육·유흥시설 3571개소 중 1263개소(35%)가 휴업에 들어간 가운데 시와 경찰청이 합동으로 나머지 업소들을 방문, 운영중단을 권고하고 불가피하게 영업이 이뤄질 경우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와 경찰이 합동점검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업소들이 휴업 방침을 밝히고도 게릴라식 영업을 하고 있고, 일부 없소는 합동점검이 끝난 직후 곧바로 문을 여는 사례도 있어 점검의 실효성 문제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 25일 오후 9시쯤 대전 유성구 봉명동 일대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 유흥업소 간판의 불이 꺼져 있었다. 하지만 오후 10시쯤 합동점검반이 철수하자 잇따라 간판에 불이 켜졌다. 이와 동시에 호객행위가 이뤄지고 종업원들도 줄지어 업소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같은 날 오후 11시쯤 서구 둔산동의 한 유흥업소에서는 종업원들이 마스크 조차 착용하지 않았으며, 업소내 손소독제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에 영업을 안 한다고 고지한 다음 영업을 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며 "점검반이 방문하더라도 상투적인 질문 이후 서명을 받고 돌아간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업소 관계자는 "방역지침을 받기는 했으나 점검반이 철수하기 전까지 문을 닫아놓으면 된다"며 "손님에게 항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고 싶어 지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체육시설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전 서구와 유성구의 휘트니스센터 등을 살펴본 결과 체온 측정과 출입자 명단 작성을 하는 경우는 1곳에 불과했다.

줌바댄스와 PC방 등 체육·유흥시설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음에도 점검반들마저 안전불감증에 노출되며 업소들도 지침을 따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동점검 주체인 대전시 관계자는 "강제성이 없는 권고로 무리한 점검을 할 수는 없고 행정조치 등에도 아직 지침이 내려온 것이 없다"며 "중복된 업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있어 아직 확인이 끝나지 않았다. 이번 주내로 1차 조사는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임용우 기자·김량수·국지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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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유흥가. 코로나19 방역지침 합동점검반이 철수한 후 업소들이 간판 불을 키며 영업시작을 알렸다. 사진=임용우 기자
대전 유성구 봉명동의 한 유흥가. 코로나19 방역지침 합동점검반이 철수한 후 업소들이 간판 불을 키며 영업시작을 알렸다. 사진=임용우 기자

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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