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개학 전까지 '코로나 19 담당자 지정' 지침 내려, 반면 대전 보건교사 배치율 83.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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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가 배정되지 않은 대전지역 학교가 개학을 앞두고 비상에 걸렸다. 정부의 코로나19 감염 관리 지침상 일선 학교는 개학 전까지 코로나19 담당자를 지정해야 하는데, 보건교사가 부재한 학교는 코로나19 담당자를 일반교사가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대전지역은 보건교사 배치율이 100%인 타 광역시에 견줘 보건교사 배치율이 저조해 2-3개월짜리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땜질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25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중·고교·특수학교 304곳 중 41곳(13.4%)은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보건교사 없이 개학을 맞이 해야 한다. 대전지역 학교 10곳 중 1곳 이상은 보건교사가 없는 셈이다. 대전의 보건교사 배치율(정원 외 포함)은 초등학교 148교 중 126명(85.1%), 중학교 88교 중 66명(75.0%), 고등학교 63교 중 58명(92.1%) 등 83.9%에 머물고 있다. 전국 6대 광역시 중 보건교사 배치율이 100%가 아닌 곳은 대전 뿐이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학교현장에 적용키로 결정하고, 학교별로 개학 전까지 코로나19 담당자를 지정하라고 지침을 내린 상황이다. 코로나19 담당자는 개학 전·후로 방역물품을 관리하고, 의심증상을 보이는 학생이나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학교 대부분은 보건교사가 이를 담당할 것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보건교사가 부재한 학교는 일반교사가 역할을 대신해야 한다. 업무 상 분류일 뿐 보건 관련 지식이 기초적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보건교사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염성이 강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시 빠른 대처가 필요한데, 자칫 초기 대응이 미흡할 경우 집단감염으로 번질 수 있다.

보건교사가 배치되지 않은 대전의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1개월 여 기간제 보건교사 공고를 했지만 신청이 저조했다. 최근 다행히 적임자가 신청해 채용 예정인 상황"이라며 "보건교사를 아직 구하지 못한 다른 학교는 걱정이 크다. 일반 교사가 보건 업무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보건교사가 없는 41교를 대상으로 기간제 보건교사 긴급채용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다. 전국적으로 보건인력 수요가 높아진 상황인데다, 채용기간이 2개월에 불과해 대부분의 학교가 채용을 하지 못했다. 지난 23일에는 채용기간 1개월 연장, 식비 지원 등 혜택까지 더했지만 여전히 신청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대비하고자 지난달부터 학교별로 보건교사 긴급 채용을 시작했지만, 신청자 자체가 없어 대부분 학교에서 채용을 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인센티브까지 더해 긴급채용에 나섰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보건교사를 채용하지 못한 학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보건교사 채용이 어렵다면 보건교사 역할을 위한 전문 자격을 간호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전보건교사회 관계자는 "최근 보건인력 수요가 높아져 보건교사 자격증을 갖고 있는 이들을 채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타지역은 간호사 면허증이 있는 이들을 채용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며 "일종의 방편이겠지만 코로나19의 감염 우려가 높아진 만큼 퇴직 보건교사 등 유휴인력을 적극 채용하는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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