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 전체 40% '관광 업계'…5월까지 종식 안되면 폐업 속출할 수도

코로나19 여파에 대전 지역 관광업계가 고사위기에 내몰렸다. 전세계는 물론 국내 항공노선까지 사라지면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여행 수요가 사라지면서 관광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대전관광협회에 따르면 200여 개의 회원사가 코로나19에 따른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대전관광협회 관계자는 "최근 봄 여행 상담·예약 전화가 한통도 걸려오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세계 다수 국가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국발 입국`을 제한하면서 해외여행 상품도 멈춤 상태다.

주요 여행국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관련 여행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뚝 끊기면서 5인 이하 소규모 여행사들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에 놓인 것.

이에 더해 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위축에 이어 아웃바운드(한국인의 해외여행)까지 빗장이 걸리면서 지역 여행사들의 경영 악화 도미노 현상이 우려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정부의 긴급 지원 창구에는 경영난을 호소하는 지역 관광업체들이 잔뜩 몰리고 있다.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고용유지지원금 신청건수는 600여 건에 달하는데 이 중 40%가 여행업계에 몰려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경영난을 호소하는 사업주의 고용유지를 돕는 정부 지원 예산이다.

사업주가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유급휴업·휴직 조치를 할 경우 정부가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대전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관계자는 "여행 관련 업체의 지원 신청이 타 업계에 비해 월등히 많은 수준"이라며 "당분간 이처럼 높은 수치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활동의 제한과 사람들의 이동 제한으로 여행업이나 관광업 등이 경영난에 취약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전관광협회 관계자는 "정부 지원 손길이 닿는 곳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5인 이하 소규모 여행사는 정부 지원에서 벗어난 사각지대로 생계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다.

지역 관광업계는 코로나 사태가 5월까지 이어질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이 우려된다는 비관적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대전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5월까지 이어지면 소규모 여행사들 대부분은 경영난에 문을 닫아야 한다"며 "취약한 업계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도록 정부의 현실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16일 관련 고시를 제정해, 여행·관광숙박·관광운송·공연업 등 4개 업종에 대한 지원을 올해 9월15일까지 6개월 간 강화하기로 했다.

휴업수당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의 한도를 늘리고, 매출액 입증 없이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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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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