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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평] 팬데믹과 글로벌 경쟁력

2020-03-25기사 편집 2020-03-25 07: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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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안경남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 회장
코로나19, 마스크, 드라이브 스루, 팬데믹, 국가 비상사태, 세계 증시 대폭락, 컨테이젼, 감기, 킹덤2. 근래 들어 우리의 마음을 짓누르며 삶의 일상을 더욱 무겁게 하는 것 들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이제는 문제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며 겉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대되는 형국이다.

같은 제목의 영화 '팬데믹'은 2016년에 제작된 미국 영화다. 급속도로 퍼진 바이러스에 지구촌이 장악당한 가까운 미래, 뉴욕 당국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로 변한 사람들을 상태별로 5단계로 나눠 격리하고 백신 개발을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감염 초기의 레벨 1의 사람들은 치료하고 레벨 4는 안락사, 통제 불능 상태의 레벨 5는 어쩔 수 없이 방치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새겨진 다윗왕의 반지와 함께 기업인의 입장에서 '좀비기업'이 머릿속에 연상됐다.

좀비기업(한계기업)은 가만히 놔두면 파산이 불가피하지만 정부 보조금이나 은행 대출이라는 '산소호흡기'로 간신히 연명하고 있는 부실기업을 말한다.

일본경제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미국, 유럽, 한중일이 포함된 아시아 등의 상장사 2만 6000개 중 약 20%가 좀비기업 이라고 한다.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올해 좀비기업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의 최대 무역대상국 중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며 경제 활동 정상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제2의 코로나 공포가 중국 사회에 퍼지고 있는 중이다.

바로 좀비기업의 줄도산과 실업이다. 근로자들이 춘절 휴가 이후에 자가 격리를 끝내고 왔더니 회사가 문 닫고 없어졌다는 뉴스가 나올 정도다. 한 중국의 경제 전문잡지는 중국 중소기업의 90%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경제공작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올해도 좀비기업 정리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이달 2-6일 사이에 충칭에서만 1019개 좀비기업의 영업허가증이 압수됐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1990년대 초 부동산 거품 붕괴 후 '잃어버린 20년' 동안 좀비기업 사태를 경험했던 일본은 2014년 사업재편을 위한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기업에 혜택을 주는 내용이 포함된 산업경쟁력강화법으로 대응해왔다.

그러나 35조 원을 쏟아 부은 아베 정부의 야심작 도쿄올림픽의 개최가 불투명한 가운데 창업세대를 이을 승계자 부재 문제와 세계 경제 침체까지 겹쳐 신 좀비기업의 출현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한국은행의 2018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조사대상 업체 중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전체의 35.2%에 달했다.

현 상황에서 중소기업은 어떻게 생존해야 할지 자문해본다. 중소기업 간 특정 사업부문 맞바꾸기(Small deal) 등 M&A 활성화 유도가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규모의 경제 실현, 과당경쟁 해소 등을 위해 동종업체 간 통폐합을 지원해 글로벌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오늘의 삶이 힘겨운 것은 사실이나 마음을 다 잡고 내일을 위해 집중함으로써 오히려 현실을 힘차게 극복할 수도 있으리라.

며칠 전 대전에는 하루 종일 강풍이 불었다. 땅 다지기를 통해 강풍에도 뿌리가 흔들리지 않고 건재한 나무처럼 경쟁력이 강한 기업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수 오동도 등대의 대형 비석에는 '암야도광(暗夜導光)'이라고 새겨져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한치 앞도 안 보이는 망망대해에서 어두움을 밝히며 한국경제호(號)를 항구까지 길을 안내하는 등대다.

안경남 한국무역협회 대전세종충남기업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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