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권선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아침에 눈을 떠 출근준비를 하며 휴대전화로 주요 뉴스를 확인하고 관심 있는 기사에 딸린 토막영상을 시청한다.

출근길에는 구독 중인 유튜브 채널을 둘러보며 업로드된 동영상을 감상하다가 몰입한 나머지 내려야 하는 역을 지나칠 뻔 했다.

점심시간엔 미처 다 보지 못한 유튜브 동영상을 마저 본 뒤 시간이 남아 개인방송 채널을 시청했다. 퇴근길에는 좋아하는 연예인의 SNS 생방송을 보며 지하철에 몸을 맡겼고 귀가 후 넷플릭스로 미드를 보다가 잠에 든다.

묘사한 하루는 아마 특별한 케이스가 아닐 것이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소위 레거시미디어보다는 뉴미디어를 가까이하고 있다.

이러한 미디어 세계의 패러다임 전환은 정보의 손쉬운 전달, 팩트 체크의 간편성, 즉각적인 쌍방향 의사소통 등 여러 순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가짜뉴스의 범람, 개인정보 및 사생활 침해, 정보의 선별적 습득으로 인한 확증편향 가능성 등 역기능 또한 표출하고 있다.

이는 단지 미디어 세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정부는 깨끗하고 안전한 청정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신재생에너지의 전략생산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상향조정할 것을 천명했다.

후쿠시마 원전의 충격과 교훈, 독일 등 주요 국가들의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 흐름 등으로 볼 때 에너지체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인지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한 법.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과제를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걸음이 요구된다.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인 풍력과 태양광발전은 정부정책에 발 맞춰 고성장세를 보이며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지속가능 발전 모델로 자리 잡고 있지만 부작용도 있다.

육상풍력 및 태양광은 각각 발전효율 및 면적 집약적 사업 특성으로 인해 토지 비용이 저렴한 임야에 주로 입지해 산림생태계 및 지형, 경관훼손 등의 심각한 환경영향을 야기하고 있다.

해상풍력 및 수상태양광도 주요 보호종의 서식지 파괴, 자연광 차단으로 인한 수중생물 서식환경 악화, 상수원 수질 영향 등 다양한 논란거리를 생산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단순히 산림조성 대체효과로만 비교할 수 없다.

생태계의 가치는 공급, 조절, 지지, 그리고 보전가치가 종합적으로 고려돼야 하며 이산화탄소를 자연적으로 흡수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양호한 산림은 온실가스 감축 외에도 수원 함양, 대기 정화, 토사유출 방지, 산사태 방지, 서식지 기능, 휴식 공간 제공 등 다양한 공익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해양과 수생태계도 마찬가지다. 무분별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는, 고갈되지 않는 안전한 미래자원으로서의 본질적 가치와 배치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로부터 얻는 이점과 개발 및 운영 시 발생되는 환경적 영향을 면밀히 평가해 뉴미디어뿐만 아니라 뉴에너지로의 전환이 독이든 성배가 아닌 황금알을 낳는 오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속가능개발 효능감을 지닌 국민들의 많은 관심이 동반돼야 할 것이다.

권선용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부연구위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