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구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이모(32)씨는 이달 3일 각종 영양제와 보충제를 영국 본사 홈페이지를 통해 직구(직접구매)했다. 16일까지 배송예정이란 공지를 보고 안심하고 주문했지만 5일 네덜란드 물류센터에 도착한 후 현재까지 깜깜무소식이다.

이씨는 한국 지사에 연락해 사정을 물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관련 배송업체에서 공휴일을 제외한 3-5일 이내로 배송이 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다려달라"고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여전히 이씨의 상품은 네덜란드에 묶여 있는 상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팬데믹(전세계 대유행) 국면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도 비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국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현지 사업장이 코로나19 여파로 당분간 임시휴업에 들어가고 한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이 줄어드는 등 계속해서 배송에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직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한 해외직구 배송업체는 "미국에서 출발하는 여객기가 줄어들어 여객기에 실리던 화물이 화물기로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재 미국 상황과 항공 스케줄이 변경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중국을 경유하던 항공편들이 수시로 스케쥴을 변경하고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편은 의료물품이 우선 선적되고 있어 여타 물품을 실을 공간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현지에서는 사업체가 임시휴업에 들어가면서 배송지연을 피치 못하게 됐다.

한 예로 뉴저지주의 카운티(미국 자치 행정 조직의 하위 단위)는 주요 사업체를 제외한 모든 사업장에 21-27일까지 일주일간 `셧다운` 을 명령했다.

상황이 이렇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외직구 배송 지연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는 글이 속속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 소비자는 "배송이 너무 늦어져 취소를 하려 했지만 이미 현지에서 떠났단 이유로 취소가 안된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중간 단계에서 표류한 지 2주가 지나가는 데 돈도 환불받지 못하고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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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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