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농협시지부장 차재희
공주농협시지부장 차재희
요즘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코로나19는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최초로 발생 된 호흡기 감염질환으로 전 세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주요 발생국으로는 중국을 비롯하여 이탈리아, 이란, 한국으로 어느 특정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고, 특히 전파력이 무척 강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는 3월 22일 현재 확진자 8897명, 사망 104명으로 무서울 정도로 감염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에 코로나19 악재가 겹치면서 경제 또한 곤두박질치고 있고, 정치권은 방역대책과 시행을 두고 연일 서로를 비판하며 네 탓으로 볼썽사납다.

거기다 확산의 주원인으로 지목 된 신천지 신흥종교집단에 대한 각종 불미스러운 행태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분노케 하고 있다.

이렇게 새로운 질병은 공포를 낳고 공포는 재앙으로 재앙은 파멸로 이어진다.

우리 인류의 역사는 항상 질병과 재난에 부딪히고 극복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최근 메르스와 사드 역시 그랬고 가축관련 질병인 구제역과 AI 역시 그러했다.

그렇지만 그때마다 우리는 싸우고 극복했다.

문제는 이러한 질병과 재난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태도가 중요하다 생각한다.

옛말에도 어느 사람을 제대로 알려면 어려움에 닥쳤을 때 그 사람의 행동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하지 않았는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당당히 맞서 싸우는 사람, 어떻게든 회피하고 모면하려는 사람, 남 일처럼 방관하고 외면하는 사람. 이 중에 나는 어떤 사람일까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봐야 하는 시기가 아닌가 한다.

14세기 중기 유럽에 대유행한 페스트라는 질병이 있었다.

이 질병은 쥐 등 설치류에 기생하는 벼룩에 의해 감염되는데 당시 이 질병은 유럽인구의 3분의1이 사망하는 커다란 재앙을 초래했다.

이 페스트를 모티브로 프랑스 작가 알베르카뮈는 페스트라는 불후의 명작 장편소설을 써서 후일 노벨문학상까지 수상하게 된다.

이 소설의 주요내용은 무서운 질병으로 인한 참혹하고 극단적인 현실 앞에서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몇 가지 인간군으로 그려낸다.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에는 놀라 당황하다가 공포에 사로잡히고 불안한 마음으로 현실에 서서히 적응하며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로 현실을 받아들인다.

다음으로 이 도시의 성직자인 파늘루 신부는 이 모든 환란이 신의 뜻이고 벌이라고 여기며 순응하고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신께 기도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구한다.

나중에는 점점 위기에 적극적인 자세로 대처하는 인물로 변한다.

또 다른 한 유형인 의사 리외는 봉쇄 된 도시에서 참혹한 질병의 실상에 맞서 감염의 위험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건대를 구성하고, 환자를 치료하고 사람들을 위로하는 등 질병과 공포에 맞서 싸운다.

카뮈는 이 소설에서 역경에 처했을 때, 적극적으로 역경에 맞서 싸우는 사람, 역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며 방관하는 사람, 신의 뜻으로 생각하며 절대자에 의지하는 인간상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나는 이 유형에 요즘 우리 현실을 보며 한 가지 인간상을 더 추가하고 싶다. 이 참상을 최대로 이용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유형이다.

가짜뉴스를 생산하여 다른 사람을 곤란하게 하거나, 마스크 품귀 사태 등을 이용하여 폭리를 취하거나 하는 그런 인간부류 말이다.

카뮈는 소설 페스트를 통해 오늘의 우리에게 코로나19의 이 어려운 상황에 어떤 유형의 인간상을 지향해야 하는지 엄숙한 메시지를 전한다.

사람의 일생에도 굴곡이 있듯 한 나라와 세계사에도 평화의 때가 있고 환란의 시기가 있다.

그렇지만 짧고 길음의 차이는 있지만 시간은 흐르고 어려움은 다 극복 해 왔다.

그 극복의 과정에서 개인도 국가도 어떤 태도로 대처하고 풀어나가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된다.

태도는 곧 그 사람의 클래스요, 격(格)이다.

인간의 품격, 어려울수록 지키기 힘들지만 그래서 더 지켜야하고 그렇기에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지혜와 절제의 미덕으로 격(格)을 지켜가면서 이 위기를 슬기롭게 빠른 시일 내에 극복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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