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1·2당이 주도하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들이 공천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선거법 개정의 취지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단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한 이들의 꼼수와 안하무인식 초강수는 더욱 극심해지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하 더시민)은 22일 정도상 공천관리위원장을 주축으로 원외소수정당과 시민이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심사작업을 진행했다.

앞서 전날 대전출신 김제선 희망제작소장을 포함한 10명의 공관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첫 회의를 갖고 소설가 정도상 씨를 공관위원장으로 선출한 뒤, 원외 소수정당에서 추천받은 후보들을 심사했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시민 추천 후보들에 대한 심사를 마쳤으며, 오는 24일 최고위를 통해 순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가자환경당과 가자!평화인권당, 시대전환, 기본소득당 등 각 소수정당은 각각 최대 3명의 후보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대전환은 이원재 공동대표 등을 추천했고 기본소득당은 용혜인 상임대표 등을, 가자!평화인권당은 최용상 공동대표 1명을 추천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민주당은 자체선정한 비례대표 후보들을 탈당시키고, 더서민 입당절차를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최고위에 사전 통보 및 협의 없이 추진하다, 일부 최고위원으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또한 투표용지 앞 순번을 받기 위한 `의원 꿔주기`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더시민에 현역 10명 안팎을 파견 보내겠다`는 뜻을 직접 언급했다. 최근까지 미래통합당의 행태를 강력히 비판해왔던 민주당이 오히려 자당 소속 불출마 의원을 더서민에 입당시키는 작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통합당 역시 자매정당이라 칭하던 미래한국당 지도부와 공관위를 `친황(친 황교안)`체제로 교체하고, `부실심사 우려`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채 속도전에 나섰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22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새로운 공관위가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재심사를 거쳐 23일 오후 최고위에서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공관위는 이날 오후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재심사에 돌입했으며, 이를 토대로 23일 오후 5시쯤 선거인단 투표를 진행한 뒤 최고위를 열어 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원 대표는 단기간에 500명의 신청자를 심사하는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 "전임 공관위에서 심사한 부분이 있고 거기에 참여한 위원과 사무처 위원들도 있다"고 설명했으며, 한선교 전 대표 체제의 공천 명단이 있어 원점 개검토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에 대해선 "연속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조훈현 전 사무총장이 계속 참여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문제로 불거진 미래통합당과의 갈등은 수습되는 분위기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측근 위주로 미래한국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됐고, 새로운 공천관리위원장 역시 황 대표의 신뢰가 높은 인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래한국당이 새롭게 제시할 비례대표 명단에는 통합당 영입인재들이 대거 당선권 내로 재배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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