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저온 냉동기와 암흑물질 탐색 실험 연구진 일부. 왼쪽부터 이수형 연구기술위원, 고병록 연구위원, 안새벽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 그리고 최지훈 전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위원.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극저온 냉동기와 암흑물질 탐색 실험 연구진 일부. 왼쪽부터 이수형 연구기술위원, 고병록 연구위원, 안새벽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 그리고 최지훈 전 기초과학연구원 연구위원.사진=기초과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암흑물질 후보 신호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소속 연구진이 암흑물질 후보인 액시온 신호를 탐색해 이론적으로 액시온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영역에 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는 미국 워싱턴대, 예일대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다.

`액시온`은 물리학자들이 고안한 입자로, 현대물리학의 물질-반물질 간 비대칭을 설명해 줄뿐 아니라 우주를 채우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시온은 강한 자기장과 만나 빛(광자)으로 변하는데, 이를 단서로 1989년부터 전 세계에서 액시온을 찾아 실험을 진행해 왔다.

과학자들은 액시온이 존재할 수 있는 질량 범위와 광자로 변환됐을 때 신호 크기 범위를 이론적으로 추정하고 이를 `QCD(양자색소역학) 액시온밴드`라고 이름지었다. 액시온이 존재할 경우 이 영역 내에서 신호가 발견된다는 뜻이다.

QCD 액시온밴드가 포함하는 신호 크기는 형광등보다 1억 경 배나 작은 수준으로, 검출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기술을 갖추고 탐색을 진행하고 있는 실험그룹은 전 세계 8곳 중 미국 워싱턴대와 예일대 2곳뿐이다.

워싱턴대는 액시온 질량이 1.9-3.53μeV(마이크로일렉트론볼트)인 경우, 예일대는 액시온 질량이 23.15-24μeV인 경우의 신호를 탐색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6.62-6.82μeV 질량 범위에서 액시온을 탐색해, 해당 질량에서는 최초로 검출 범위가 QCD 액시온 밴드 영역에 도달하고 탐색한 영역에 액시온이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작은 신호 검출을 위해 강한 자기장 하에서 잡음을 최소화한 실험장치를 구축했다. 연구진은 지구 자기장보다 16만 배 강한 8테슬라 자기장을 내는 원통형 초전도 자석을 마련하고, 자석 중심에 안테나가 삽입된 금속 원통을 넣었다.

액시온은 자기장과 만나 광자(전자기파)로 변하는데, 발생한 광자가 원통의 공진주파수와 일치하면 안테나로 이 신호를 읽을 수 있다.

각 과정은 증폭과 열로 발생하는 잡음을 줄이고 초전도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273℃ 냉동기 안에서 진행됐다.

연구진은 2년에 걸쳐 각 과정에서 잡음을 극도로 줄이고 테스트를 거친 뒤 3달 동안 데이터를 수집해 결과를 얻었다.

제 1저자인 이수형 연구기술위원은 "워싱턴대와 예일대가 각각 30년, 10년씩 이상 연구해 온 데 비해, 이번 프로젝트는 2017년도에 시작했으나 빠르게 실험 수준을 따라잡았다"며 "지금보다 두 배 넓은 질량 범위를 6개월 이내에 탐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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