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때문에 명함을 나눠주는 전통적인 면대면 선거 운동이 제한되다 보니 선거 분위기는 가라앉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4년 동안 일할 일꾼을 뽑는 일은 매우 중요한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각 당이 유권자들의 표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물음표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다.
각 당이 총선 때마다 각 지역별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을 보면 순탄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이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각 당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를 당한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의 유력 인사들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은 늘 우리에게 데자뷰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사회`란 말이 선거판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그저 무용론에 불가하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당내 경선에 승복한 모습이 신선할 정도다.
특히나 이번 총선은 비례대표제가 복병이다.
말도 어렵다.
지난해 말 소위 `4+1 협의체`를 통해 만들어진 `연동형비례대표제`다.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은 50%의 연동율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유효득표율 3% 이상을 획득한 정당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무슨 수학 공식도 아니고,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한순간에 우매하게 만들었다.
어찌 됐든 이 공식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받은 표를 계산해 전체 300석의 국회의원은 나오겠지만 그 과정은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짜증지대로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거대 양당으로 양분된 지금의 국회를 소수당도 국회 진출을 돕기 위한 취지인데, 지금은 그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변질이 됐다.
한마디로 기형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이 제도를 자신들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꼼수로 만들었다.
잘잘못을 따지는 양당의 `적반하장` 싸움에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리고 나서 또 다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사정한다.
현실이 창피함은 한순간이라지만 염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없다.
이번 선거부터 만 18살이 된 고교 3학년 학생도 유권자의 범주에 들었다.
어른이라서 부끄럽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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