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의 관심이 덜하기는 하지만 4·15 총선이 목전이다.

코로나19 때문에 명함을 나눠주는 전통적인 면대면 선거 운동이 제한되다 보니 선거 분위기는 가라앉은 상황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4년 동안 일할 일꾼을 뽑는 일은 매우 중요한 유권자의 몫이다.

그러나 각 당이 유권자들의 표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물음표다.

말 그대로 `그들만의 리그`에 대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다.

각 당이 총선 때마다 각 지역별 후보를 공천하는 과정을 보면 순탄하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이번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각 당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를 당한 현역 국회의원이나 당의 유력 인사들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모습은 늘 우리에게 데자뷰다.

예전에 한창 유행했던 `과정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사회`란 말이 선거판에서는 적용되지 않는, 그저 무용론에 불가하다.

그나마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당내 경선에 승복한 모습이 신선할 정도다.

특히나 이번 총선은 비례대표제가 복병이다.

말도 어렵다.

지난해 말 소위 `4+1 협의체`를 통해 만들어진 `연동형비례대표제`다.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은 50%의 연동율을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유효득표율 3% 이상을 획득한 정당에 배분하는 방식이다.

무슨 수학 공식도 아니고, 익숙하지 않은 유권자들을 한순간에 우매하게 만들었다.

어찌 됐든 이 공식에 따라 유권자들에게 받은 표를 계산해 전체 300석의 국회의원은 나오겠지만 그 과정은 바라보는 유권자들은 짜증지대로다.

`연동형비례대표제`가 거대 양당으로 양분된 지금의 국회를 소수당도 국회 진출을 돕기 위한 취지인데, 지금은 그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변질이 됐다.

한마디로 기형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이 제도를 자신들 밥그릇을 챙기기 위한 꼼수로 만들었다.

잘잘못을 따지는 양당의 `적반하장` 싸움에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다.

그리고 나서 또 다시 유권자들에게 표를 달라고 사정한다.

현실이 창피함은 한순간이라지만 염치가 없어도 이렇게 없을 수 없다.

이번 선거부터 만 18살이 된 고교 3학년 학생도 유권자의 범주에 들었다.

어른이라서 부끄럽다.

박계교 지방부 서산주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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