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 어디까지? [연합뉴스]
`폭락` 어디까지? [연합뉴스]
금융시장이 또 다시 한 번 충격에 휩싸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1997년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 위기 재발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어 시장에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9일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모두 발동돼 시장이 잠시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서킷브레이커란 장중 지수가 전일 종가 지수 대비 8% 이상 하락한 채로 1분간 지속되면 시장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20분동안 거래를 중지하는 주식 매매 일시 정지 제도로, 이날 오후 12시 5분쯤 두 시장에 발동돼 거래가 중단됐다.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하면 5분간 유가증권시장의 프로그램 매매 거래를 중단하는 사이드카도 오전 11시 50분 코스피에서 먼저 발동됐고 오후 12시 54분 코스닥도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의 대량 주식 매도가 11거래일 계속되면서 주가 하락세는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다. 이번달에 들어서만 외국인들은 8조 원 넘게 투매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16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으로 이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국가 간 출입이 통제되는 사례가 늘어나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3.56포인트(8.39%) 내린 1457.64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16.45포인트(3.39%) 오른 501.59로 개장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서 전 거래일보다 56.79포인트(11.71%) 내린 428.35로 종료했다.

연일 지속된 증시 폭락에 환율은 불이 붙은듯 상승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40원 폭등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1285.7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280원선에 오른 것은 아직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7월 1293.0원 이후 처음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서는 코로나19로 시작된 금융위기가 과거 국내 경제를 크게 할퀴었던 글로벌 금융위기나 외환위기와 같은 경제 부진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긴장하고 있다.

과거와 같은 경제위기를 피하기 위해선 외환보유고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올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약 4092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준의 규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커진 금융시장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논문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사태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제2의 IMF 외환위기에 처할 우려가 커졌다"며 "국제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한미와 한일 통화스와프 체결로 조속히 외환보유고를 2배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각국 정부에서 부양 정책을 내고 있는 만큼 앞으로의 상황이 개선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현재의 경제 위기는 과거와는 달라 더욱 심각한 부진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경제 위기는 금융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야기됐다면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심리 때문에 전반적이고 기초적인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에는 정책들로 해결할 수 있었던 것들이 지금은 사람들의 공포를 누그러뜨리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며 "시장에 자본이 돌아 지역경제의 바닥에서부터 다시 쌓아올려야만 경제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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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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