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자 대덕대 교수
장혜자 대덕대 교수
산수유가 노랑 빛깔을 띄우며 자태를 드러내고 있고 가까이 있는 천변 길가 쪽에 목련 꽃이 삐죽이 입을 내밀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를 듣기 전에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우리는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안다. 올 해의 봄은 가장 자연스러운 계절을 당연한 양 느꼈던 때와 달리 그다지 기분 좋게 봄을 맞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봄을 느끼기 전에 우리나라 국민은 `코로나19`로 인한 심한 홍역을 치루고 있어 지금 모두가 `잠시 멈춤`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전역이 TV 뉴스나 인터넷 매체, 어디를 봐도 코로나19가 가장 많은 검색이 돼 실시간 체크되고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이로 인해 우리의 생활이 불편해지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는 현상을 보고 있어 안타깝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VID-19)는 야생동물 사이에서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의 병원체로 우한에서 발원되고, 박쥐목이나 설치목 동물들을 자연숙주로 하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시 시장에서 거래된 야생동물을 중간숙주로 변이형이 발생된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WHO가 전 세계 전염병 경보 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6단계 `pandemic(팬데믹)`을 선포했다. 그동안 당연시 여겼던 `자연이 주는 선물`을 우리가 받지 못하게 될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차로 이동을 하다보면 벌목되는 나무를 보게 된다. 또 산이 어느새 없어지고 건축 공사장이 돼 있는 장면들을 보게 된다. 무언가를 위해서는 금방 뚝딱하고 만들어내고 실시간으로 하나가 돼 이쪽나라에서 저쪽나라의 실시간 상황들을 알게 되니 글로벌 시대를 실감하게 된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세상의 변화는 빨라도 너무 빨라지고 있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천천히 그리고 적당한 속도로 살아왔던 우리 삶이 완전 빠름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가끔은 염려스러운 생각마저 든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감사한가? 하지만 우리가 지키고 살아가야 할 주변의 것들도 바라보며 다시금 정리도 하고 천천히 속도를 점검해야 할 때이다. 자연은 우리의 삶에서는 매우 중요한 기본이자 미래인 것이다. 자연은 속도의 더딤이 있지만 우리에게 가장 진실함으로 변함없는 선물을 준다.

봄이 되면 씨앗을 심고 햇살과 바람 그리고 물을 주면서 좋은 결실의 채소나 과일을 먹게 된다. 사람들의 생활에서 가장 더딘 과정이리라. 그래도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기본욕구는 먹고 사는 것인데 이젠 예전처럼 마냥 기다리며 먹고 사는 세상은 아니다. 종자도 개발되고 더 좋은 품질의 것을 개발하고 그것을 통해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다 보니 우리가 원하지 않은 종도 개발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자연의 기본과 소중함을 후대까지 연결시켜 이어가야 할 책임을 결코 놓아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지 기본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봄이 되어도 파란 하늘 보기보다는 뿌연 하늘을 보게 되고 맑은 공기보다는 미세먼지 실시간 경보를 체크하고 외출을 할까 말까를 고민한다. 부모는 아이들의 바깥놀이를 해야 할지 말지를 본인이 결정하며 실시간 글을 올린다. 우리가 언제 미세먼지를 고민하며 바깥놀이를 하지 않았던가? 아이들은 햇살이 좋은 날씨인데도 왜 나가서 놀이하면 되지 않냐고 질문한다. 마스크를 왜 쓰고 나가야 하는지도 아이들은 알지 못한다. 이 모든 것들이 발전을 추구했던 어른들의 책임이 아닌가.

어른들이 말씀 하셨던 `후손을 위해 좋은 자연을 물려주어야 한다`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우리네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후손들에게 잘 물려주어야 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더 좋은 세상을 위해서 더 편리한 세상을 위해서 또 필요에 의해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만 외치며 살아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는 누구나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좋은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이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고 서로가 얼굴을 마주보며 이야기해도 아무렇지 않은 것 그것이 가장 기본이고 중요한 것이기에 지금은 어느 때 보다도 당연했던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금 새겨봐야 할 때이다. 진실한 자연의 회복,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 아닐 수 없다. 장혜자 대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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