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로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급락하고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한시적 규제를 단행했다. 지난 16일부터 6개월간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됐다.

공매도는 글자 그대로 자기주식이 없으면서도 주식을 파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주식이 전혀 없이는 팔수가 없다.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다음 다시 사서 갚는 방식이다. 주가가 떨어지기 전에 팔고 떨어지면 다시 사서 갚는 형식으로 주가가 많이 하락할수록 수익을 내는 구조다. 공매도는 증시에 거래를 활성화 시키거나 주가가 의외로 고평가됐을 때 공매도를 통해 정상적인 가격을 만드는 순기능도 있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은 주가가 오를 때 뿐 만아니라 떨어질 때도 수익을 내기 위해서 공매도를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지금처럼 악재가 겹쳐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선 공매도 기법이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KRX공매도종합포털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매도 금지 조치를 발표한 이달 13일까지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은 32조 7083억 원이었고 이 중 외국인 투자자 거래대금이 18조 183억 원으로 55.1%를 차지했다.

기관 투자자 공매도 거래대금은 14조 3001억 원으로 43.7%를 차지했고 개인 투자자는 3892억 원으로 1.2%에 그쳤다.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로 폭락장이 잇따라 연출되면서 공매도 세력은 막대한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주가 하락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지난달부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매도 폐지와 한시적 금지를 요구하는 청원이 여러건 올라왔다. 한 청원에는 "공매도 세력이 시장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놓고 엄청난 수량의 공매도 물량으로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 따른 공포심을 이용한 악의적인 공매도 시스템을 일정 기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늦장대응이라는 지적이다. 공매도 세력은 이미 실속을 다 차렸다는 말이다. 소위 `개투`라 불리는 개인 투자들만 큰 손들이 이익을 얻는 사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남아 있는 `개투`끼리의 각종 루머를 쫓아 단타매매를 거듭하며 수익내기에 혈안이 된다. 실패한 개인투자자들의 현실이 씁쓸하다. 조남형 취재2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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