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규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장호규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한 인간의 진면모는 난관에 봉착했을 때 잘 드러난다고 한다. 이 격언은 사회 차원에도 적용된다. 코로나19라는 거대난관에 부닥친 우리 사회의 진면모가 명징하게 드러나고 있어서 썩은 부분과 건전한 부분들을 매우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이것은 사회적 난관의 장점이기도하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가장 나쁜 것은 어떤 것일까. 깡패집단과 진배없는 검찰세력? 비합리적 판결을 남발하는 사법부? 필자는 그보다는 언론을 꼽고 싶다.

코로나19가 현실화된 1월 말부터 현재까지 특정 언론들은 쓰레기라는 평가가 무색하지 않은 가짜정보, 왜곡, 날조, 선동 등을 서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의 활약(?)을 크게 요약하자면 중국입국 차단 고집, 우한폐렴 용어 고집, 마스크 관련 선동, 교묘하고 사악한 방식으로 방역에 총력전을 펼치는 정부를 비난(비판이 아니다)하기 등을 들 수 있다. 최근 40-50일 정도 되는 기간에 언론기사에 얼마나 많은 가짜(가짜뉴스가 아니라 그냥 가짜다)가 넘쳐났는가. 팩트를 왜곡한 글은 또 얼마나 많았는가. 많은 전문가와 의식 있는 시민들의 노력으로 가짜가 가짜로 드러났을 때 언론은 어떠했나. 가짜를 생산한 기자들이 기사작성 중지같은 징계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는가. 마지못해 기사를 정정하거나, 어쩔 수 없이 작성한 짧은 사과문 정도는 양반이다. 최악은 `삭튀`라 불리는 기사 삭제다.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이다. 일부러 오물을 쏟아내어 주변에 혐오감을 조장하고, 가짜로 사람들을 혼동시켜 분열하게 만든 후 그걸 바라보며 즐기는 행위와 현 언론 행태가 무엇이 다른가.

언론인 정준희 교수는 악의적 행태를 일삼는 언론의 행위를 파당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왜 그럴까. 가짜뉴스투척, 분란조장, 왜곡 등을 일삼는 언론들의 행태를 분석해보면 현 정부와 집권세력에 해가 되는 여론을 조성하여 궁극적으로는 미래통합당과 그 지지세력들을 도와주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해석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언론이 완전 중립을 지킬 수 없으며, 정치적 견해를 표방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좋든 싫든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언론이 정치적 견해를 표방하려면 합리적인 방식으로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해야 한다. 온 국민들이 힘을 모아 전례 없는 비상사태를 돌파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지금 언론은 어디에 있는가. 현재 상황에서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얻기 원하며, 또한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팩트체크 조차 못하는 언론들이 주변에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저질 글을 보아야 한다는 것은 극심한 피로감을 유발한다. 필자 입장에서는 저질 언론인들이 우리 사회에 저렇게 많이 존재한다는 것에 큰 부끄러움을 느낀다. 시대는 변했다. 진정한 정보화 시대로 변해가는 지금 기존 언론권력은 해체되고 있다. 그러나 근시일 안에 올바른 언론환경이 정립될 것 같지도 않다. 힘들겠지만 국민들이 늘 팩트 체크를 하고 살아야 할 시점이다

경제학자로서 우리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한 우려가 크다. 사람들의 물리적 행동이 제약되는 지금 경제의 많은 부분이 제대로 돌지 않는다. 이에 따라 금융부문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될수록 경제는 회복하기 힘든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방법이 무엇이 되었든 실물경제가 돌아가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는데,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로 인해 적어도 현재의 대 위기 상황을 타개할 전통적인 통화·재정 정책은 없다. 필자는 재난 상황에서의 기본 소득제를 주장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그냥 국민들 손에 돈을 쥐여주는 것이 최고의 정책이 될 수 있다. 필자만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맨큐나 루비니 같은 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국가 재정이 휘청일 정도로 거대한 재정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적어도 한국은 현 사태를 세상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렇다면 재난 상황 기본 소득제도 짧은 시간만 도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더 좋은 대안이 있는가. 정부와 정치권이 하루 빨리 이에 대한 논의를 실시하길 기대한다.

장호규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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