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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서비스 꺼리는 분위기 확산…고객, 서비스 기사 모두 '찜찜'

2020-03-15기사 편집 2020-03-15 17:31:33      이수진 기자

대전일보 > 경제/과학 >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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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 저 방문 전에 손 세정제 사용했습니다."

통신 서비스 설치기사인 심모(34)씨는 요즘 고객 집을 방문하면 반드시 이 말을 덧붙인다. 어떨 때는 말을 하기도 전에 고객이 먼저 손세정제를 건네 소독을 해야만 집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때도 있다고 한다. 심씨는 "기분이 상할 수도 있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선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설치기사들도 방문을 하려면 우려되는 건 매한가지니 고객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가전·통신 등 방문 수리·설피 서비스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예약돼 있던 방문이 취소되거나 서비스 신청을 미루는 일도 확연히 늘어난 것. 서비스 기사들 또한 확진자가 거주하거나 다녀간 지역의 방문을 방문하는 데 있어 걱정이 커지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거주하는 임모(56)씨는 최근 TV가 나오지 않아 서비스센터에 전화했지만 셋톱박스 교체를 위해 기사가 방문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리를 잠시 보류했다. 혹시 모를 코로나19 감염에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결국 임씨는 고장이 난지 3일이 지나서야 다시 전화해 방문서비스를 요청했다. 임씨는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교체하긴 했지만 방문 이후 하루종일 창문을 열어두고 집안 곳곳을 알콜솜으로 닦는 등 소독을 철저히 했다"며 "스스로도 너무 오버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이 동네 주변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지라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걱정은 고객들뿐만 아니라 서비스 기사들 사이에서도 퍼지고 있어 고객과 방문기사가 서로 찜찜해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담당하는 관할 구역에서 확진자가 나타나면 "당분간 이 지역 방문은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기사들 사이에서 나오지만 아직 이와 관련해 아무런 방침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방문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업체도 기사들이 코로나19 공포로 인해 퇴사하려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고민이 깊다. 스포츠용품 대여업체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집 안에서 운동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대여 수요는 늘어나고 있는데 각 집을 방문해서 설치를 해줘야 하는 직원들이 계속 관두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덕분에 남아있는 직원들이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불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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