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희 피아니스트
박상희 피아니스트
혼자 시간을 보낼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활동 등 사람 간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는 요즘, 개인 시간을 스스로 잘 영위해야 하는 것도 능력이 되어간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취미나 휴가와 같은 여가의 방법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정말 삶의 과제처럼 던져질 오롯이 본인만을 위한 시간에 대해 고민을 해본다.

최근에 재미난 질문을 받았다.

외딴 섬에 등대지기를 모집하는데 지원을 하겠는가. 월급은 300만 원 정도이고, 화장실이 있는 독방 하나에, 한 달에 한 번 생필품이 배달되며, 세 달 동안 무인도 밖으로 나가지는 못한다. 석 달 중 단 한 번, 3일간의 휴가를 쓸 수 있다. 그리고 인터넷이 제공된다. 나는 이 질문의 핵심을 `혼자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힘`으로 해석했다.

많은 사람이 시간을 비교적 `할 일`에만 사용하고, 정작 본인을 돌볼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 여유가 없는 일상은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 노력해서라도 본인만을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은 목표 지향적인 삶의 허무함도, 인생의 막막함도 덜어주며 일상의 균형을 찾아줄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지 않으면 늘 해야 할 일이 넘치고 바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직 그에 대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면 악기를 배우기를 추천한다. 악기를 배우면 오롯이 자신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으며, 연습의 인내 끝에 맛보는 희열도 느낄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어울려 연주를 할 수 있고, 본인만의 매력을 나타낼 수도 있다.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말할 수 있는 언어가 하나 더 늘어나는 것과 같아서 소통의 범위가 확장되는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여진 작가는 `피아니스트는 아니지만 매일 피아노를 칩니다`에서 `나만을 위한` 배움에 대한 소회를 적었다. 취업을 위해, 성공을 위해 달려왔던 많은 시간이 결과를 압박하는 것과는 달리, 악기를 배우는 시간을 통해서는 삶의 성장과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시간은 늘 없던 것 같다가도 때로는 갑자기 멈춘 듯한 순간을 마주해야 할 때가 온다. 초록이 우거진 공원에서의 사색이 필요하다. 박상희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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