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외연·가치 확장에 변수 될 듯... 안철수, 일단 거절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1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통합을 제안해 주목된다.

안 대표가 즉각 거절해 일단 중단됐지만, 중도보수의 외연 및 가치 확장이 절실한 보수진영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직접 러브콜을 했다는 점에서 총선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1일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이끌고 있는 한 대표는 "더 큰 통합을 이루자는 의미에게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출범과 국민의당의 지역구 공천포기 선언이후 일단락된 듯한 야권발 정계개편의 여지가 또 다시 생긴 셈이다. 통합당을 포함한 보수진영에선 정권심판론에 공유하는 두 비례정당이 뭉치면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반색하고 있지만, 안 대표는 일단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걷겠다"며 선을 그었다.

미래통합당 역시 완전한 중도보수 야권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앞서 국민의당이 통합당과의 통합을 한 차례 거절했지만, 이후 지역구 후보를 포기한데다 안철수계 의원들이 대거 통합당으로 이적해 대다수가 공천을 받으면서 선거연대 측면에서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고 자평할 수 있는 만큼, 이제 비례정당간 통합도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또한 이에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굉장히 바람직한 접근"이라며 "국민의당 쪽에서 지역구를 내지 않는다고 했으므로 같은 비례정당으로서 반 문재인의 힘을 합쳐야 한다. 연합하고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기에 저도 주목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통합당으로 옮겨 공천을 받기도 하고, 남아있는 비례를 준비하는 정당은 미래한국당과 같은 형태이기에 연결고리가 있다"며 "언제든 안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연락이 오면 내려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자 안 대표는 물론 측근인 권은희 의원도 "한선교 대표가 어디서 약주를 하고 한바탕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무엇을 잘못 먹었을까"라고 비꼬면서 "안 대표는 이미 지난달 27일 `통합당이나 미래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했는데 이런 안 대표에게 통합을 제안하는 것은 `스토킹`에 불과할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래한국당과의 연대가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안 대표와 국민의당의 최근 지지율 상승은 안 대표가 대구로 내려가 진료 봉사에 집중하면서 기존 여의도 정치권 문법과 다른 행보를 보였기 때문인데, 이 국면에서 기성 정치인을 만나 연대를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서울=송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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