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음식과 생필품 등에 대한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전쟁보다 무섭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사재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소위 말하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을 가리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재기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 사람들의 공포심이 가장 크다. 전문가들은 사재기가 계속되면 위기 상황이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고 이는 재난에 대비하는 행위가 아니라 닥치지 않은 공포에 대한 심리적 방어일 분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작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공포심에 닥치는 대로 물건을 쓸어 담아 나름대로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정작 필요한 사람들은 물건을 사지 못하고 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 사재기가 심해지면 노년층과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고 심지어 건강에 치명타로 이어지고 있다.

사재기의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는 이기심이다. 나와 내 가족만이 살아남으면 된다는 심리가 사재기를 부치기고 있다. 재난이 닥칠수록 개개인의 사회적 책임이 중요시되지만 과도한 공포심이 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아울러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도 한몫하고 있다. 각 나라별로 굳이 사재기를 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이 높아 사재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300여 명에 불과한 영국에서도 사재기를 자제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읍소하고 있지만 마트 진열대에 화장지와 손 세정제 등이 동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악덕 업체들의 상술이다. 국민들의 공포심을 이용해 물건을 창고에 재워 놓고 가격이 폭등했을 때 `짠`하고 시장에 내놓아 폭리를 취하는 방법이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마스크 사재기가 안정되고 있고 마트 진열대에 물건이 아직까지는 가득 차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가별 위기 대응 능력 뿐 아니라 국민성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사재기가 국민성의 기준이 될 것이다. 이 어려운 난국을 사재기 없이 함께 이겨 나가자. 진광호 지방부 충주주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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