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김용언 기자
취재2부 김용언 기자
줄서기가 일상인 요즘이다. 마침 마스크 구입이 가능한 순번이 다가와 동네 약국을 들러봤다. 기필코 마스크를 사야겠다는 절박함을 티내기 싫어 약사에게 `마스크 있나요`라고 건조하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다 떨어졌네요…` 역시 오늘도 허탕이다. 집 냉장고에 가득한 식료품보다 `마스크 부자`가 세상 누구보다 부럽다는 투정이 어느 때보다 이질감이 없는 시기다.

2020년 초봄 길바닥에서 많은 시민들이 고민할 것이다. 정부 발표대로 마스크를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도 될지. 아니면 아득바득 내 호주머니에 넣어야 할지.

시야를 넓혀보면 마스크 전쟁 못지않게 짠 내 나는 경쟁도 있다. 벼랑 끝 위기에 몰린 우리 주변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다.

매달 빠져나가는 점포 임대료를 아끼기 위해 흔한 배달대행업체 이용도 부담스러워하는 치킨집 사장님.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재료 손질에 나선 동네 골목 식당.

정부와 지자체가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한 긴급 지원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라고 한다.

조건이 워낙 까다로운 게 그 이유기도 하고 애초 짊어지고 갈 빚이 있기에 선뜻 나서기가 어렵다.

깊게 패인 소상공인들의 주름은 정부 자금 지원 신청 수치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난 6일까지 접수한 경영안정자금 신청금액은 2조 9849억 원, 신청건수는 5만 7235건에 달한다고 한다.

매일 약국 앞에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늘어선 줄은 그나마 `기다리면 언젠가 살 수 있다`는 기대감이라도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해 줄 선 소상공인들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함이 더 강하다. 빚까지 내서라도 살아남으려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보다 폭 넓은 지원과 혜택이 돌아가길 바란다.

나아가 이들의 정신적 피해까지 치유해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 취재2부 김용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용언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