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인맥 부족 등으로 타격 훨씬 더 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대전 지역 청년창업가들이 매출 부진으로 인한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감염 우려로 인해 외출은 자제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지난해 말 중구 선화동에서 악세사리 가게를 오픈한 김모(27)씨는 대전 코로나 확진자 발생 이후 매출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김씨는 "SNS 홍보 등을 통해서 조금씩 찾아오는 손님들이 생기려 할 때 코로나19가 터졌다. 매출은 이제 0에 가깝다"며 "아직까지는 부모님이 도와주셔서 괜찮지만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대출을 하거나 가게를 내놔야 할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김씨처럼 자금이 부족한 20-30대의 청년창업가들은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은행 대출을 받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되찾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청년들은 상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훨씬 취약하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청년창업가 박모(27)씨는 청년 창업 기업이 실제로 위험에 처해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최근 청년 창업 기업 두 곳의 부도 소식을 접했다"며 "주변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납품업체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납품을 몇 주째 받지 못하는 등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청년 창업 기업에게 타격이 더 큰 이유로 비즈니스 관계 기반의 미흡을 꼽았다. 그는 "청년창업의 경우 초기 비즈니스 관계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며 "예약이나 납품이 취소됐을 때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신속히 찾아야만 하는데 아무래도 청년창업은 인맥이 그다지 넓지 않아 그러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과의 상생 방안으로 임대료를 인하하거나 보류해주는 `착한 건물주`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청년창업가들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갈마동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던 김모(35)씨는 "최근 건물주에게 임대료 지급을 잠시만 보류해줄 수 있냐고 물었지만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본인들도 사정이 어렵다며 이해해달라 했지만 임대료를 도저히 낼 수가 없어 가게를 접어야만 했다"고 말해 씁쓸함을 남겼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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