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대 목원대 총장
권혁대 목원대 총장
지난 1월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역과 대학의 협력체계 구축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하였다. 즉,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기타 협업기관들이 자율적으로 해당 지역의 핵심 분야를 발굴해 혁신사업을 벌이면 중앙정부가 이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현상의 심화로 지방 소멸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다양한 혁신 주체들이 자발적인 혁신사업을 개발·추진할 수 있는 `지역혁신 플랫폼`을 구축·운영토록 지원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접근으로 생각된다.

사실 우리 대전지역은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대기업이 부재한 등 산업구조가 취약함으로써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해 지역 청년들이 구직난을 겪고 있으며, 대학 졸업 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 타 지역으로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작년 대전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에서 지역 대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인식 및 구직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 내 기업에 취업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38.2%에 달하며, 주된 이유로 `원하는 직업 분야가 없어서`, `다른 지역 취업 희망`, `연봉(급여) 조건이 낮아서` 등을 들었다.

한편 설문조사 참여자 중 지역기업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응답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는 그동안 대학과 지역사회 간의 교류나 소통이 매우 부족했다는 문제점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발전할 수 있기 위해서 지역의 우수 기업과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정보제공과 함께 청년들이 머무르고 싶은 정주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 반대로 대학에서는 지역 수요에 기반한 우수 인재의 공급은 물론 학생들이 지역의 중소·중견기업에 취업해서 정착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은 사회 각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다양한 이슈들과 관련해 가장 많은 인적·물적·지적 자원을 보유한 조직이다. 대학은 지역기업에 필요한 숙련된 인재를 양성·공급하는 기능을 하며, 동시에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중요한 일원으로서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지역사회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이 실로 엄청나다. 따라서 지역의 핵심 전략산업 분야와 연계한 학사구조 및 교육과정의 개편을 통해 대학의 혁신적 변화가 이루어지고, 지역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양성·공급하는 상호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이루어진다면 `대학 발(發) 지역사회 혁신`의 이상적인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 대학에서도 코로나 19 감염 확산이 장기화 되면서 경영악화로 힘든 상황에 놓인 지역 소상공인과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학내 입점상가를 대상으로 임대료를 대폭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하였으며, 진리·사랑·봉사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매년 대학 전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회봉사주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대학이 전문성과 강점을 가진 분야와 우수한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지역과 상생 발전하기 위해 무주군 도시재생지원센터, 대전시 서구 청년창업지원센터, 대전지역 거점형 웹툰창작체험관을 위탁 운영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다양한 협력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대학과 지역의 긴밀한 연계 시도는 비단 우리 대학의 발전만이 아닌 지역사회의 혁신과 발전으로 이어지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지역혁신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커지면서 몇몇 지자체를 중심으로 지역의 다양한 혁신 주체들이 참여한 협의체를 만들고 대학들과 협력기반을 다지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이에 발 맞춰 인근 지자체와 연계한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대학과 지자체, 그리고 다양한 혁신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것을 통해 `대학 혁신`과 나아가 `지역사회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권혁대 목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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