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위원(처장)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위원(처장)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이 있듯이, 대부분의 운전자나 보행자가 서두르다 보니 도로, 자동차 등의 불안전한 상황을 놓치거나 무시하고 교통법규까지 위반하다가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빨리 빨리 교통에 익숙한 운전자나 보행자가 서두르며 과속하다 보면 좌우를 살피는 주의를 게을리 하고 한두 번도 제대로 쳐다보지 않는 경향마저 보인다. 그러다가 교통사고를 낸 사람들은 흔히 재수가 없었다고 투덜거리기 마련이다. 교통법규 준수는 기본이고 한번만 더 보려는 습관을 가지면 사고를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평소 교통법규를 소홀히 여기는 운전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고 법규위반이 누적되는 잘못된 운전습관으로 (사고 날 뻔한)아차사고에서 교통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재수가 없어 교통사고가 났다고 끝내버리는 것은 다음에 닥칠 사고 예방에는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요인을 살펴보고 확률로 접근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사고는 우연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1번의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작은 사고나 `아차 사고`가 29번 일어나고, 그전에는 300번의 경미한 문제나 법규위반이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1:29:300)이라는 것이 있다.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인적오류 사고를 설명하는 스위스 치즈 모델로 접근 해보면) 잠재적·간접적·직접적 요인이 (스위스 치즈의 구멍처럼) 관통할 경우 사고가 발생되는 만큼 사고 유발요인을 제거하거나 연결고리를 끊는 것이 중요하다. 교통사고의 잠재적 요인으로는 운전할 수 있고, 차를 주로 운전하며, 희박한 교통법규 준수의식 등을 들 수 있다. 간접적 요인으로는 스트레스 조절장애나 수면무호흡증 등 병적요인, 피로누적 등으로 사고 날 뻔한 경험도 가끔 하게 된다. 직접적인 요인으로 전방주시 태만 등 안전운전의무 위반은 물론 속도위반, 신호 무시, 중앙선 침범 등 교통법규를 종종 위반하는 잘못된 운전습관이 사고 위협요인으로 작용한다. 개별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고 유발요인이 직간접적으로 복잡하게 연결이 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수시로 변하는 교통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통법규 준수로 사고유발 요인을 줄이고 인지·판단·조작 능력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교통법규 준수의식이 희박한 운전자는 사고와 법규준수와의 관계가 없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사고를 내지 않으면 어느 정도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교통사고 다발자의 대부분이 교통법규를 우습게 알고 위반도 서슴지 않는 경향마저 보인다. 법규위반자가 면허정지 처분을 받기 쉬운 만큼 면허를 온전히 유지하여 무사고 운전자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교통법규 준수는 기본이다. 항상 여유 있게 출발하는 운전습관으로 교통법규를 위반하지 않는 것이 사고예방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운수업체에서는 안전 관리자가 중심이 되어 운전자별 운행기록계 데이터를 활용하여 교통법규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지도·관리해야 한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속담처럼 교통법규위반과 교통사고는 상관관계가 높기에 교통법규 위반자를 단속하는 것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효과적인 수단이다. 교통단속과 교통사고와의 관계는 역 상관관계로 법규위반자 단속 강화만으로도 교통사고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교통안전 교육·홍보 및 계도와 병행하여 사고다발지점 개선 등 교통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만 한다. 보다 안전한 교통사회를 나가기 위해서는 구성원 각자의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안전의식으로 교통법규를 준수하는 것이 기본이다. 박상권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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