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 산림청 대변인실 사무관
김숙희 산림청 대변인실 사무관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비상이다. 정부 모든 부처가 범정부 비상 대응체계로 전환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얄밉게 이런 상황과는 상관없다는 듯이 자연의 섭리는 올해도 변함이 없다.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고 삼라만상이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 며칠 전에 지났다.

이제 바야흐로 봄이 오고 나무를 심는 계절이 시작됐다. 우리 조상들은 딸을 낳으면 딸 몫으로 오동나무를 심고, 아들을 낳으면 선산에다 그 아이 몫으로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었다.

딸이 성장해 시집갈 나이가 되면 수십 년간 자란 오동나무를 잘라 농짝이나 반닫이를 만들어 주었고, 아들의 경우 나무의 주인이 죽을 때까지 계속 자라게 두었다가 본인의 관을 짜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나무가 사람과 같이 일생을 보낸 것이다. 재미있는 나무 타령이라는 동요에서도 나무심기와 우리네 삶이 얼마나 친근했는지도 알 수 있다.

`청명한식에 나무 심으러 가자 무슨 나무 심을래 십 리 절반 오리나무 열의 갑절 스무나무 대낮에도 밤나무 방귀 뀌어 뽕나무 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거짓 없어 참나무 그렇다고 치자나무 칼로 베어 피나무 네 편 내 편 양편나무 입 맞추어 쪽나무 너하고 나하구 살구나무.`

하지만 요즘 나무를 심는 이유는 조금 다르다. 나무가 단순히 목재 소비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이다.

한 그루의 건강한 나무는 공기 1리터당 7000 개의 먼지 입자를 감소시켜 주며, 도시에서의 나무는 농산촌 지역의 나무보다 다섯 배에서 10배 정도 더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준다고 한다.

도시에서의 나무 심기가 더 중요한 이유다. 산림청에서는 올해 제75회 식목일을 맞아 2020년 나무 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지난 2월 21일 전남 진도에서 올해 첫 나무 심기가 시작됐고 4월 하순까지 지역별로 건조·토양수분 상태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나무 심기를 추진할 계획이다.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고 그 숲속의 다양한 생물자원(산림은 세계 생물자원의 약 80%를 보유)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이러한 생물자원은 현세대는 물론 미래세대를 지탱하게 해주며 신품종과 인류에게 유익한 각종 신물질 개발의 근원이 되고 있다. 그러기에 오늘 우리가 심는 나무는 미래를 심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김숙희 산림청 대변인실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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