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철웅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손철웅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서 가장 이상적(理想的)인 생활환경은 어떤 것일까?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푸른 숲, 그리고 모든 자원이 선순환하는 친환경일 것이다. 나아가 자연상태에 가장 가까운 생태형 도시는 우리 인간 뿐만아니라 동·식물 등 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오는 22일 유엔(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1992년 유엔총회에서는 악화되는 지구촌의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국은 수자원 보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지속해 왔고 우리시도 매년 기념행사를 개최해 왔지만 올해는 전례 없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물사랑 그림·사진 공모전을 제외한 기념식과 홍보·체험 부스 운영, 워크숍 등을 취소할 수밖에 없어 큰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수자원 보전을 생활화하자는 본래의 취지는 더욱 강조돼야 할 것이다. 이에 우리시 환경업무를 총괄하는 필자는 `자연의 건강성은 인간의 안전 및 생존과 직결된다`는 시각에서 다음의 몇 가지를 당부하고자 한다. 첫째 물은 소중하면서도 한정된 자원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도 전 세계 인구 중 8억 명이 오염된 식수로 연명하고 있고 해마다 5세 이하 어린이 180만 명이 수인성 질병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고 한다. 게다가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물 수요 증가와 기후변화는 물 부족 사태를 가중시키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뭄과 홍수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물이 더 이상 자연이 그냥 주는 선물이 아님을 인식하고 아껴 쓰는 작은 실천을 생활화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물 순환 도시 조성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 확산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는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이 도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때문에 폭우가 내리면 빗물이 도로나 하천으로 쏟아져 침수를 유발하고 건기에는 하천과 대지가 말라붙는다. 이 같은 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시는 둔산·월평 일원(2.67㎢)에 총 28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빗물의 자연침투와 저류기능을 회복하는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을 올 상반기 착공한다. 빗물정원과 식생체류지 조성, 투수성 포장 공사가 진행될 예정인데 시민의 이해와 협력이 필수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자연의 건강성을 회복하는데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20세기 최고의 환경도서로 일컬어지는 `침묵의 봄`(Silent Spring)에서 저자인 레이첼 카슨은 각종 오염물질로 지구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을 우려했고 봄이 왔는데도 새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의미에서 책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봄이 왔는데도 누구나 할 것 없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둬야만 하는 현실은 자연의 건강성이 곧 인간의 건강한 삶과 직결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것은 아닐까. 이제 해법은 명료해졌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쾌적하고 건강한 `미래 대전`을 물려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물의 소중함을 알고 절약하는 것, 도시 물 순환 기능 회복을 통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 이런 노력들을 모아 전국 최고의 `물 환경 도시 대전`을 만들어보자. 150만 시민과 함께 말이다.

손철웅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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