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해 11월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 후 올해 들어서면서 이에 따른 후속 조치 또한 발표되고 있다. 서류 블라인드 평가를 위한 교육부-대학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지난달 26일에는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 사업의 선정평가지표에 대입제도 개편·공정성 강화 방안이 적용됐다.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에 따른 대학, 고등학교의 대응 전략에 대해 살펴본다.

◇대학, 서류보다 교과성적 비중 높아져=그동안 대학은 교육부 정책에 따라 수시 중 학생부종합전형을 중심으로 선발인원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정성적으로 평가하는 학종 특성상 공정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져왔다. 교육부는 학종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 대입전형 간 비율 조정 및 대입전형 단순화 등을 대학에 요구했다. 세부 시행 방안 중 하나가 서류 블라인드 평가다. 이렇게 되면 `고교 환경을 고려한 학생 평가`라는 대학의 학종 평가가 어려워지며, 외부공공사정관 등에 의한 평가 관리가 강화될 경우 대학 입장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서류에 대한 정성적 평가보다는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과 성적에 대한 평가 비중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단, 학생부교과 전형과의 차별성이라는 측면에서 학교생활기록부 항목 중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에 대한 평가 정도가 이뤄지고, 그 외 기록 관리가 강화되거나 평가 반영을 약화하고 있는 수상현황, 창의적체험활동 등은 점차 평가에서 배제돼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류 100% 반영만으로는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될 여지가 있다. 때문에 불가피하게 면접 실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고, 기존에 면접을 실시하던 대학들은 비중의 조정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수능최저학력기준에 대한 검토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프로파일의 폐지로 고교 환경을 고려하지 못하고 교과 성적만으로 평가할 경우 학생의 학업 우수성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어려워질 수 있어 최소한의 학업역량을 확인하기 위해 수능최저를 설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교과수업 고민 많아질 듯=학생 선발 시 교과성적과 세특을 중심으로 평가하게 된다면 고등학교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 `2020학년도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에 따르면 `고등학교는 모든 학생에 대해 입력`하도록 내용이 수정됐다. 교과별 교사가 직접 작성하는 세특을 모든 교사가 모든 학생에 대해 작성해야 하므로, 교과 수업에 대한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교과 수업의 질을 높여 학생들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하고, 관찰한 학생의 모습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활동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관리가 강화되고 책무성이 강화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 작성, 규정 준수 등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무분별하게 실시되던 연구, 탐구, 동아리활동들을 교과 수업과 연계해 내실화한다면 교사의 과중한 업무를 줄여주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학생, 교내 활동에 집중해야=학생은 학교의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기 보다 교과 성적을 관리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대입 준비를 단순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내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과제형 수행평가에 대한 부담은 줄어들지만, 수업 진도를 확인한 후 수행평가 대비를 위한 선행학습이나 독서 등 활동이 늘어날 여지도 있다. 수능에 대한 학습부담이 증가할 수 있겠으나 예전 대입에 비해 `활동`이라는 측면에서는 부담이 덜 해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학생 입장에서는 학종의 주요 평가 요소인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중 `학업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교내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