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격리 안내, 선별진료소 검역 의사소통 등

배재대에 재학중인 진원원(26·왼쪽부터)씨와 곽서(29)씨가 중국인 유학생들의 검역 도우미로 나섰다. 5일 배재대에서 만난 진씨와 곽씨가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 = 배재대 제공
배재대에 재학중인 진원원(26·왼쪽부터)씨와 곽서(29)씨가 중국인 유학생들의 검역 도우미로 나섰다. 5일 배재대에서 만난 진씨와 곽씨가 미소를 보이고 있다. 사진 = 배재대 제공
"낯선 유학생활의 창구가 되겠습니다."

코로나 19의 감염 우려가 대학가로 스며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들의 검역 도우미로 나선 학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배재대 여가서비스스포츠학과 박사과정인 곽서(29)씨와 한국어교육학과 석사과정인 진원원(26)씨다.

이들은 매일 오후 2시면 배재대 정문에 중국인 유학생들을 위해 설치한 선별진료소로 나선다. 중국에서 입국한 학생들은 자가격리나 기숙사격리 전 선별진료소를 우선 방문해 검역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아직 한국이 생소한 유학생들은 의사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발열 체크, 체온계 배부 등을 돕고 격리 종류에 따라 생활규칙을 안내한다. 곽씨와 진씨는 1개월 여 전인 지난달 2일과 5일 먼저 입국해 자가격리기간을 거쳤다. 솔선수범을 통해 같은 유학생들에게 대학의 방역절차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진 씨는 "입국할 당시만 해도 한국에 확진자가 점점 나타나고 있는 때였다. 2주간 자가격리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며 "물론 집에만 있는 게 불편했지만 불편한 인식을 없애기 위해선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자가격리에 들어간 학생들을 직접 관리하기도 한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 2회씩 발열 등 자가 진단 결과를 체크하고, SNS메신저로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구해 주거나, 음식 재료는 물론 직접 포장음식을 전해주기도 한다.

곽 씨는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필요한 물품을 사서 문 앞에 놓고 간다. 주로 먹을 거리다"라며 "먼저 격리생활을 체험해봤기 때문에 학생들의 불편이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곽씨는 2013년에, 진씨는 2015년에 유학을 위해 처음 한국땅을 밟았다. 5년 넘게 한국생활을 하면서 배운 유창한 한국어는 한국이 생소한 신입 중국인 유학생들의 소통창구다. 요즘 곽씨와 진씨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SNS메신저는 24시간 불이 난다. 100여 명의 중국인 유학생과 대화창을 개설해 코로나 19 예방활동은 물론, 근로장학생이라는 장점을 살려 학사 일정에 대해서도 설명해주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19로 휴학을 고민하는 교우들이 많아졌다는 게 곽씨와 진씨의 설명이다. 이들은 코로나 19가 잠잠해질 때까지 당분간 바쁜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곽 씨는 "코로나 19가 종식 될 때까지 학생들을 돕기 위해서 많이 바쁠 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다"며 "같은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 건강하게만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고 설명했다.

진 씨는 "개강이 2주 연기됐고 중국도 코로나 19로 고통을 겪고 있어 한국생활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며 "낯선 환경 속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큰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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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서(29)씨가 최근 선별진료소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검역절차를 돕고 있다. 사진 = 배재대 제공
곽서(29)씨가 최근 선별진료소에서 중국인 유학생들의 검역절차를 돕고 있다. 사진 = 배재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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