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1부 조수연 기자
취재1부 조수연 기자
전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코로나 19가 군에도 깊숙이 침투했다.

군의 심장부인 계룡대가 뚫리더니 육·해·공이 속수무책으로 줄줄이 무너졌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군 장병은 4일 오전 10시 기준 34명. 하루 사이 3명이 추가 확진 받으며 감염자수가 훌쩍 늘었다.

군 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사뭇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온다. 집단생활을 하는 군에 구멍이 뚫렸으니, 무시무시한 전파력이 더욱 기승을 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국방부는 지난달 20일 제주 해군부대 첫 확진자에 이어 21일 계룡대에 파견 근무 중이던 공군 중위가 확진 판정을 받자 군과 민간과의 접점 차단에 나섰다.

22일부터 전 장병에 대해 외출, 외박, 면회, 휴가를 전면 통제했다. 논산 육군훈련소 훈련병들은 친구, 가족과 떨어져 입영행사를 치렀고, 병사들은 부대 안에 꼼짝없이 발이 묶였다. 일부 부대는 부대내 체력단련실과 PX등 복지시설까지 폐쇄돼 병사들이 `코로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그런데, 엉뚱한 데서 방역체계의 구멍이 나버렸다.

4일 군 내 추가 확진자 3명에 육군 간부와 대전 소재 자운대 간부가 포함된 것이다. 특히 자운대 소속 부사관은 대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딸을 만났다는 점과 군 자체 자가격리 지침을 어겼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군 조직에 비판을 넘어선 비난이나 혐오를 배설해선 안된다. 부대내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군 특성상 `격리자` 라는 낙인 효과는 민간보다 크다. 보건당국 기준에 따르면 현재 군부대 내 격리자 1020여 명, 군 자체 기준에 따른 격리자가 7270명에 달한다. 사태가 수습된 후에도 낙인과 혐오로 고통받는 장병들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이 드는 이유다.

한 군 간부는 "마음의 상처와 배신감, 이기적인 풍토가 확산되거나 습관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본부는 대책본부 운영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며 걱정을 내비쳤다.

비판의 목적은 오로지 경각심을 다져 추가 피해를 최소하기 위함이어야 한다. 책임 추궁은 나중에 단단히 해도 늦지 않는다. 지금 이순간 집중할 것은 방역체계 구멍을 촘촘히 꿰매는 일이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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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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