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만 지음/ 인물과사상사/ 248쪽/ 1만 4000원

나폴레옹은 "인간이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도무지 알 수 없는 인간`이라며 인간의 정체에 대해 많은 말을 남겼을 정도로 인간은 수수께끼 같은 존재다. 특히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사회를 이루어 고도의 문명을 만들어낸 인간은 그 문명의 복잡성까지 내면화했기에 더더욱 알기 어려운 존재로 진화했다. 인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다른 사람들의 경험과 안목을 참고하는 게 좋다. 특히 깊은 체험적 진리를 간결하고 압축된 형식으로 적어놓은 아포리즘은 인간에 대한 독학의 길을 열어주는 훌륭한 선생이다. 단 한 줄의 문장이 우리를 생각하게 만들고, 그 생각이 인간에 대한 생각의 폭을 넓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 비평가 강준만 전북대 신방과 교수가 책 `당신의 영혼에게 물어라`를 출간했다. 복잡한 고민들에 둘러싸인 일상에 싱그러운 에너지를 선사할 50개의 깨달음을 정리했다. 날카로운 비평에서 한발짝 벗어나 인생을 관망하는 듯 편안한 분위기로 인간에 대해 현인들의 문장들을 통해 삶을 깊이 있게 바라보는 길을 안내한다. 한 주제마다 2장 분량의 짧은 글로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미국 작가 댄 그린버그는 "자신의 삶을 정말 불행하게 만들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라"고 말했다. 문제는 비교가 우리의 본능에 가까우며, 비교를 통해 자기 발전을 할 수 있는 이점도 많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을 남들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는 건 정말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남이 잘된 이야기를 들으면 자꾸 자신의 처지와 비교하게 된다. 잘된 사람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마음이 있더라도 그저 그렇거나 일이 영 안 풀리는 자신과 비교하다 보면 속이 상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가 남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땐 한 가지 놓치는 게 있다. 그건 바로 "그저 그런 영화도 하이라이트는 재미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이걸 잊고서 남의 삶에 대해 하이라이트 중심으로 평가한다. 내 인생도 하이라이트 중심으로 편집하면 썩 그럴듯한데 말이다.

내 귀에 솔깃하게 들리거나 내 눈에 멋지게 보이는 타인의 삶은 하이라이트에 불과하다는 걸 깨닫기 위해선 자신의 불만스러운 삶을 하이라이트로 편집해보는 게 필요하다. 남들이 보기엔 꽤 그럴듯하게 보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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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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