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회장의 `박근혜 시계`가 화제를 모으는 이유는 아무래도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오래 전부터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과 신천지의 연관성이 회자되곤 했다. 한 때 새누리의 한자표기가 신천지라는 주장이 횡행하면서 이를 둘러싼 여야간 논쟁이 벌어지곤 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정쟁은 신천지가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되고, 이 총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방역협조를 다짐하는 기자회견에 그 시계를 차고 나오며 다시 촉발되는 모양새다. 이 총회장이 무슨 연유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왔는지는 분명치 않다. 한 야당 의원 주장처럼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으니 잘 봐달라`며 여권에 보내는 메시지인지, 이 총회장의 과시욕인지는 본인이 아니면 모를 일이다. 전자라면 정쟁이 더욱 깊어지고 후자라면 해프닝에 불과하겠지만 어찌됐든 코로나19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일이다.
`박근혜 시계`를 둘러싼 정치권의 대리전이 가열될수록 신천지는 지하로 숨어 방역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은 뻔한 이치다. 지금은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더불어 확진자 치료에 전념할 때지 한가하게 정쟁이나 벌일 때가 아니다. 뜬금없이 등장한 시계의 진위여부에 정신이 팔려서 방역에 필요한 역량과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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