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2011년 작품인 영화 `컨테이젼`이 재조명 받고 있다. 현재 전세계가 처한 현실을 미리 보여준 듯 해서다. 전염병이 덮친 사회를 생생하게 묘사했다. 당시에는 픽션으로만 여겼던 내용이지만 이제는 현실이 되면서 픽션이 아닌 다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영화 속 내용은 접촉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번지고 슈퍼전파자가 등장한다. 영화 속 인물은 인간은 하루에 3000번 얼굴을 만진다. 그 손으로 손잡이, 식수대, 엘리베이터 버튼 등 바이러스를 전달할 수 있는 곳은 많다고 말한다. 노트북, 휴대전화, 물컵 등 영화 속 모든 소품이 바이러스 매개체라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는 야생박쥐가 보유한 바이러스가 시발이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이다. 영화에서 보여줬던 불안과 공포가 현실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비상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확진자와 사망자는 하루가 멀다 하게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언제 종식이 될지 현재로서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의료진과 병상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쾌청한 날씨에도 기분이 우울하기만 하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하기, 기침할 때 옷 소매로 가리기 등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예방조치는 이제 일상화가 되어버렸다.

그러면서 또 다른 풍속도 생겨났다. 바로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한 거리를 두기는 것이다. 지난 2002년 사스 때는 약 90㎝ 정도로 이는 기침하거나 말을 할 때 비말이 튀는 거리다. 이번 코로나19는 안전거리가 2m다. 불가피하게 사람을 만나야 한다면 비말 감염 가능성을 좌우하는 2m의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어찌 보면 사람 간 접촉을 피하는 것이 코로나19 사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에티켓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사람을 피하고 다니는 풍경이 씁쓸하기만 하다. 바이러스가 몰고온 새로운 풍속도이지만 감영 증상을 눈으로 확인할 길이 없다 보니 보이지 않는 거리마저 생겨났다. 집에서 머무르는 은둔 생활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사람들 간 접촉을 막고 고립을 시킨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신 풍속도가 내키지는 않지만 지금은 코로나19 사태를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이겨내야 한다.

황진현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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