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초등학생 첫 입학 못하고, 고3은 대입준비 불안감 가중

사상 초유의 3주간 학교 휴업은 코로나 19의 확산세에서 비롯됐다.

학생, 학부모들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교실을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입 준비를 앞둔 예비 고등학생 3학년은 집에서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예비 초등학생은 교문도 밟아보지 못한 채 당분간 미취학아동 신분에 머물게 됐다.

교육부는 2일 코로나 19확산에 따른 학생들의 감염예방을 위해 전국 유·초·중·고 개학일을 오는 23일로 추가 연기했다. 확진자 중 미성년자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장기간 휴업에 따른 대안은 부족해 보인다. 교육부가 내놓은 대안은 대표적으로 긴급돌봄서비스 강화와 온라인 교육콘텐츠 제공이다. 긴급돌봄은 인력문제로 돌봄 운영시간이 짧고, 가족돌봄휴가를 쓰더라도 휴업기간을 고려하면 최대 사용일을 넘길 수 밖에 없다. 맞벌이 부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지난달 23일 내린 첫 개학연기 당시만 해도 부부 간 교차로 휴가를 쓰며 그나마 일주일 간 자녀와의 시간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휴가로 버틸 여력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37)씨 "올해 초등학교 들어가는 아들을 충북 제천에 있는 외가집에 맡겨뒀다"며 "대전에는 연고도 없고 맞벌이라 마땅히 맡길 곳이 없다. 혼자 두기엔 너무 어려 어쩔 수 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학식이 또 다시 연기돼 아이를 더 맡겨야 해 난감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입을 준비 중인 예비 고 3은 더욱 심난해졌다. 개학시점은 이달 중순을 넘어섰고 학원마저 잇따라 휴원을 결정하면서 `학습공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고 3 진학 후 처음으로 치러야 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 일정도 오리무중이다. 당초 12일 예정이었던 학력평가는 1차 개학연기에 19일로 미뤄졌는데, 추가 개학연기로 이마저도 추가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교육당국은 26일과 내달 2일 중 하루로 연기할 예정이지만, 내달 8일에도 학력평가가 예정돼 있어 일정 조율이 필요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예정된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론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미리 일정 조율을 통해 혼란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 일자가 연기된 경우는 포항 지진으로 미뤄진 2017년이 유일하다.

대전의 한 교육계 인사는 "코로나 19 방지를 위한 조치는 불가피하지만, 일정 변경에 따른 대안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라며 "교육당국은 당장의 일정 변경에만 급급할 것이 아닌 대안이 수반된 정책 결정을 내려야 혼선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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