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보험 적용, 아니면 동사무소 배급해야

29일 대전 지족동의 한 약국. 정부의 공급발표가 무색할 정도로 입고된 물량은 없었다. 장중식 기자
29일 대전 지족동의 한 약국. 정부의 공급발표가 무색할 정도로 입고된 물량은 없었다. 장중식 기자
정부의 마스크 공급방식에 국민들의 불만이 끓어오르고 있다.

주말부터 공급한다는 발표에도 불구, 하나로 마트와 약국에는 마스크를 구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본부장 정세균 국무총리)와 식품의약안전처는 29일 마스크 700여 만 장을 생산하고 공적유통경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정부 발표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같은 날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부터 전국 1900개 농협하나로마트(서울, 경기 제외)에서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발표하고, 김현수 장관이 천안 현장을 찾았다.

정부가 공적 채널을 통해 마스크 대란을 잠재우겠다고 해 놓고, 정부 부처간 엇박자가 나고 있다.

코로나 19 컨트롤타워의 총괄본부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농림부, 식약처 등 관련부처간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는 지 의문이다.

이른 아침 공급처로 알려진 곳을 찾은 국민들은 허탈과 분노 섞인 그 자체였다.

`1인 5매` 판매제한에 따른 부작용과 `발표 따로 현실 따로`인 정부 정책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4인 가족이 구매할 수 있는 최대 분량은 20매. 온 가족이 동원되어도 줄을 서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가지 말라는 권고안이 무색하다. 그나마 젊은 계층은 부지런하지만, 노약자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대책이 없다.

마스크 공급 계획을 앞다퉈 보도한 기사에 올라온 네티즌들의 댓글이 현실을 방증한다.

약국을 운영하는 현직 약사라며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공적마스크 딱 한번 5매 기준 20명분 단 한번 들어오고, 다시 언제 정확히 들어온다는 확정도 들은 바 없다"라며 "제발 부탁이니 이런 기사 먼저 올리지 마시고, 물량이 확보되면 보도하세요"라고 적었다.

의료보험을 적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네티즌 B씨는 "제발 대만처럼 살 때 의료보험 적용 하십시요. 그럼 사재기하는 사람 막을 수 있습니다. 일정 이상 수량 이상 사지 못하게"라고 달았다.

또 다른 네티즌 C씨는 "대통령님 제발 주민센터나 약국에서 의료보험증이나 주민등록증으로 1주일에 몇 개 제한으로 하면 사람 몰리지도 않고 가격도 안정될 듯요"라고 의견을 올렸다.

약국에 가도 물량이 없으니 신분증 확인 후 판매하는 방식을 택하라는 의견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약국에서나 우체국에서 팔지말고, 정부가 전량 수매해서가구원수대로 통반장을 통해 배부하기 바란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이 같은 요구에도 불구하고, 매점매석 행위 단속과 수출량 제한 등 비현실적 대책을 발표한 정부에 대해 국민들의 불만이 불신으로 격화되고 있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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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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