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2부 김용언 기자
취재2부 김용언 기자
`불신시대((不信時代)` 최근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불신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마냥 퍼지고 있는 모양새다.

박경리의 단편소설인 불신시대는 한 여성의 눈을 통해 감지되는 현실 사회의 타락성을 그렸다.

이제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움켜쥔 지 한 달이 넘어가면서 곳곳에는 불신이 가득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은 국민들의 공포 심리를 부추기고 확진자가 다녀간 상점은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여겨진 지 오래다.

확진자가 다녀간 영세 상점을 포함해 일대 상권은 개점휴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는 불신 속에 자영업자들의 눈물샘이 마르지 않고 있다.

지역 첫 확진자가 다녀간 중구 은행동의 한 식당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손님이 안 그래도 줄고 있다. 누구한테 보상받아야 하냐"고 막막해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경영 애로 해소를 위한 긴급 지원 자금을 투입하고 있지만, 수혜 대상이 제한적이라서 소상공인들의 주름이 깊어진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치킨의 튀김옷을 입히고 음식에 들어갈 식재료를 직접 손질해 온 영세 자영업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소상공인들의 무기력함을 누가 보상해줘야 할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국민들의 눈물과 공포는 정부와 지자체가 닦아줘야 한다. `민의(民意)`. 풀어쓰면 국민의 뜻이다.

가게 문을 닫고 빚까지 내서라도 재기를 꿈꾸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아픈 곳을 콕 집어서 치료해주는 `핀셋` 대응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들의 정신적 피해까지 치유해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

대전시를 포함한 지자체와 각 정부부처 관계자들은 직무유기 비난을 받기 싫으면 초토화된 지역 상권 현장을 찾아보길 권유한다. 당장 신발끈을 고쳐 매야 할 때다.

취재2부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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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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