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영업창구 모습. [연합뉴스]
시중은행 영업창구 모습. [연합뉴스]
일부 시중은행이 4개월 간의 눈치싸움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예·적금 금리 인하를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후에도 예대율(예금대비대출 비율) 규제와 고객 이탈 등을 우려해 수신금리 인하를 미뤘던 은행들이 넉달만에 인하에 나선 것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21일부터 `신한 주거래 미래설계통장`과 `신한 주거래 S20통장`의 연 최고 1.50% 우대 이율을 1.25%로 변경할 계획이다. 저축예금의 기본이율도 연 0.20%에서 0.10%로 인하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10일부터 가입 기간에 따라 연 0.50-0.95%로 제공하던 `WON 예금`의 금리를 0.50-0.87%로 낮췄다. `위비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1.40%에서 0.30%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부터 금리 0.70-1.10%였던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1-6개월) 상품을 연 1.10-1.30%로 인하했다. KB국민UP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1.32-1.50%에서 연 1.10-1.30%로 낮췄다.

IBK기업은행은 이달 21일부터 `IBK플러스기업자유예금`의 금리를 0.10%포인트씩 내렸다. 금액에 따라 연 0.10-0.90%로 금리를 적용하던 `IBK플러스저축예금` 금리를 0.10-0.70%로 인하했다.

지난해 12월 예금금리를 최대 0.25%포인트 내린 NH농협은행을 제외하면 예금금리 인하 조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그간 은행은 예금금리를 내리는 게 비용면에서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은행에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선뜻 나설 수 없는 입장이었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오픈뱅킹 서비스`로 인해 고객 유치 경쟁은 치열해졌고 올해부터 시행되는 신(新)예대율 규제로 인해 예금 확보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예대율(대출총금액/총예금)이 100%를 넘어가면 은행 영업에 제한을 받는데, 신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가중치를 15% 올리고 기업대출 가중치를 15% 낮췄다. 즉, 가계대출이 많은 은행일수록 불리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예금 확보에 총력을 가해야만 했다.

하지만 예대율 관리에 여유가 생기고 은행의 수익성을 고려해 각 은행이 긴 눈치싸움을 끝내고 금리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낮췄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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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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