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 주임교수
김동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 주임교수
꿈을 꿨다. 머털도사의 스승인 누덕도사가 머털도사의 조급증을 꾸짖고 있었다. 누덕도사는 신문 쪼가리로 기워진 누너기 옷을 입고 있었다. 누더기 옷에 부동산, 세금, 대책 같은 글자들이 보였다. 누덕도사는 신문지를 둘둘 말아 머털도사의 뒷통수를 때리며 "누더기를 입는다고 다 도사가 되는 게 아니다, 큰 나무가 앞을 가로막았을 때는 옆으로 돌아가면 된다"라는 말하고선 사라졌다.

꿈을 깨서도 누덕도사의 말이 생생했다. 왕질악 도사의 "큰 나무가 앞을 가로막는다면 뛰어넘거나, 부숴버리면 된다"와 대비되는 내용이었다.

그후로 여러 날을 뉴스를 보고 신문을 읽고, 인터넷상의 여러 정보를 훑으면서도 누덕도사가 한 말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요즘 부동산 관련 걱정을 많이 하다보니 꿈에서조차 부동산 관련 내용들이 떠나지 않는 것 같았다.

하기사 지난 2년 반 동안 무려 19차례나 쏟아지는 부동산 관련 규제들과 세무사들조차 포기했다는 양도세 관련 규정들도 정신 사나운 일일진대, 바닷모래 파동을 겪어 부식이 심각한 1기는 내버려두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2기는 하다 말고, 느닷없이 3기를 한다면서 정작 수요가 넘치는 곳에는 공급이 안되고 수요가 안되는 곳에는 공급이 넘치는 가히 시공간을 초월하는 수급대책들을 접하다 보니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그저 세상사 다 잊고 잠자는 게 보약인 양 했더니 급기야 꿈에서조차 신문 쪼가리로 누더기 옷을 입은 누덕도사가 나타나서는 성질 급한 머털도사에게 일침을 놓는 꿈을 꾸고 만 것이리라.

누덕도사와 왕질악 도사 중 과연 누가 맞는 말일까? 성질 급한 머털도사는 과연 스승인 누덕도사의 가르침을 잘 따라가는 것일까? 그래서 누더기 속에서 영웅이 날까?

필자의 소박한 바람은 그저 서민들이 집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일 뿐인데 거창한 말 따위는 다 잊어버리고 그저 신데렐라의 주문인 생각과 소망이 실현되는 희망의 주문이나 열심히 읊어야 되나 보다

"비비디 바비디 부(Bibbidi Bobbidi Boo)"

김동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지부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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