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
1917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 영화는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영화는 흔들리는 가장, 공무원, 그리고 가정이 무너진 주부 등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이 절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행하는 최악의 선택과 그에 따른 결과를 그린다.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 탕을 꿈꾸는 태영(정우성 역). 아르바이트로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가장 중만(배성우 역). 과거를 지우고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전도연 역). 벼랑 끝에 몰린 그들 앞에 거액의 돈 가방이 나타나고 마지막 기회라 믿으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고리대금업자 박사장,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불법체류자 진태, 가족의 생계가 먼저인 영선, 기억을 잃은 순자까지…. 절박한 상황 속 서로 속고 속이며 돈 가방을 쫓는 그들은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한탕을 계획한다. 인생 마지막 기회인 거액의 돈 가방 앞에서 발현되는 그들의 욕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지독한 현실이기에, 관객들로 하여금 `웃픈` 공감대를 형성한다.

△1917=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과 경합을 벌인 영화. 독일군의 함정에 빠진 아군을 구하기 위해 적진을 뚫고 전쟁터 한복판을 달려가는 두 영국 병사가 하루 동안 겪는 사투를 그렸다. 샘 멘데스의 여덟 번째 장편영화이자 5년 만의 신작 `1917`은 1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병사들의 이야기다. 전쟁 때문에 헤어진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병사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7년. 독일군에 의해 모든 통신망이 파괴된 상황 속에서 영국군 병사 `스코필드`(조지 맥케이)와 `블레이크`(딘-찰스 채프먼)에게 하나의 미션이 주어졌다. 함정에 빠진 영국군 부대의 수장 `매켄지` 중령(베네딕트 컴버배치)에게 `에린무어` 장군(콜린 퍼스)의 공격 중지 명령을 전하는 것. 둘은 1600명의 아군과 `블레이크`의 형(리차드 매든)을 구하기 위해 전쟁터 한복판을 가로지르며 사투를 이어가는데…. 롱테이크처럼 인물 한 명을 따라가는 장면은 실제로는 원신 원컷이 아니지만 전쟁이란 상황 한복판에 관객을 동참시키고자 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효과를 충분히 안긴다. 스토리 만큼 영화는 촬영의 극한까지 시도하며 참상에 대한 간접 경험을 안긴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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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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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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