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 격리 신혼부부 천안시민 포함

[천안]천안시민 부부 한 쌍이 해외로 떠난 신혼여행이 코로나19 여파로 즐거움은커녕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2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국인 관광객 34명이 지난 23일 오후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에 도착하자마자 감기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격리됐다. 격리된 이들 중에는 천안시 쌍용동에 거주하는 A(28)씨와 배우자 B(27·여)씨가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22일 KTX천안아산역 인근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두바이를 거쳐 지난 23일 모리셔스 현지 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입국 심사를 마쳤으나 개인 짐을 찾는 도중 공항 관계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의해 격리 조치됐다.

B씨는 25일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해 악몽 같은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열악한 시설은 물론 제공되는 식사가 엉망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격리된 분들 중에) 임산부가 있다. 체온이 높다고 격리시켰다. 거긴 의심환자들이 많은데 임신 15주 되신 분이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는 지금 16인실에 다 같이 선풍기 4대로 자고 있다. 습도가 엄청나고 창문에 방충망도 없어서 쥐도 돌아다니고 도마뱀도 봤다"고 밝혔다.

또 "앞에 바다가 있는데 다 철조망으로 쳐있고 진짜 감금이다. 오늘에서야 의사와 간호사가 열 체크를 했다. 여기서 더 병에 걸릴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B씨는 "여행사 측에서는 최대한 빠른 비행기를 알아봐 주겠다고 하는데 그게 또 문제"라고 털어놨다. 귀국을 위해선 두바이를 거쳐야 하는데 두바이도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B씨는 우리 외교당국의 대응 조치가 미숙한 점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이와 관련 모리셔스를 겸임하는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은 24일(현지시간) 모리셔스 정부로부터 한국인 신혼부부 34명에 대해 입국금지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빨리 귀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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