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창 교통건설국장
강규창 교통건설국장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르리라.` 성경에 나온 예언을 실현시킨 사하라의 기적이 있다. 세계 8대 불가사의로 불리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다. 리비아 사람들은 통수된 물을 머리에 적시며 신을 향해 기도했고 그들은 이것을 기적이라 불렀다. 죽기 전에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는 두바이 부르즈할리파는 인류가 지은 최고 높이 마천루로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두 곳은 모두 한국인이 건설한 공통점이 있다. 한국인의 건설능력은 실로 놀랄 만하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사회간접자본 확충을 위한 건설투자와 해외건설 진출로 국가경제 발전의 기초를 마련했다.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세계통계 기준으로 무역 규모는 세계 7위권에 들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서 상호 협력을 통해 세계경제의 공동 발전을 도모하는 중심국가로 성장을 거듭해 왔다.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었던 우리나라 건설 산업은 설계·시공 분야에서 기술력 축적과 역량을 확보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고 이에 따라 많은 건설인들의 자부심 또한 높았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이면에는 조금 다른 현실이 숨어있다. 최근까지도 건설공사 현장에서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그동안 건설정책이 개발성장 위주로 추진돼 왔고 안전사고에 대한 건설관계자의 인식 부족과 건설현장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데 기인한다. 2018년 산업재해 현황분석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업무상 사고사망자 971명 중 건설업이 485명으로 절반을 차지했다. 2019년은 9월 말까지 전체 산업 사고사망자 667명 중 건설업이 336명, 전체의 50.4%로 전년 49.9%보다 증가했다.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사고와 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임에도 재해발생률이 줄지 않고 있고 지표상으로도 건설업 재해율은 전체 산업에 비해 아직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지속되는 악순환에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와 재해를 줄일 수는 없는 것일까? 사고 예방은 건설현장에서 꼭 필요한 과제다. 과거 안전사고 유형과 공종, 현장조건 등 다양한 측면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당해 건설현장의 특성과 조합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올해 대전시는 안전이 일상화된 녹색안전도시 기반 조성을 위해 건설 부문에서는 `건설현장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4개 분야로 건설현장 추락사고 방지대책, 건설현장 화재 예방대책, 건설 안전관리 강화대책, 건설안전 문화 정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건설 사망사고의 절반을 차지하는 추락사고 줄이기에 우선 추진이 요구된다. 작업자가 균형을 잃는 등 부주의에 대한 안전장치 확보, 안전장구 및 작업환경 불량 해소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계를 설치하는 공공공사에 시스템 비계 의무 사용을 확대하고 총공사비 300억 원 이상 공사는 작업자가 추락위험 지역에 접근하거나 안전벨트 미착용 시 미리 경고하는 스마트 안전장비를 의무 사용하면서 고소작업 등 위험공종이 포함된 공사는 시공자가 사전에 작업계획을 감리자에게 확인 받은 후 착수해 안전성을 강화하도록 했다.

공사 중인 사업장과 발주예정인 공사는 추락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시설을 설계에 반영하고 공사 관련자의 행동변화를 유도하는 한편 안전수칙에 대한 교육·홍보를 강화할 방침이다. 건설현장에서는 사소한 실수와 부주의가 돌이킬 수 없는 재해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건설현장에서 안전대책이 실효성 있게 작동돼 재해발생이 최소화되고 작업자가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건설공사 안전관리 시스템 확대와 사고예방을 위한 노력이 건설산업 부흥과 건설인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의 초석이 될 것임을 기대해 본다.

강규창 대전시 건설교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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