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휴원, PC방 이용 등 외부활동 자제 권고
"걱정은 되는데 방학이라 여기 아니면 딱히 갈 데도 없어요."
24일 오후 대전 서구 둔산동 한 PC방에서 김모(18) 군은 친구들과 게임에 한창이었다. 김 군은 코로나19 지역내 확진자가 3명 발생하며 확산 가능성 우려가 나오는 것을 모르는듯 "전혀 걱정 되지도 않는다"며 게임에 몰두했다. 전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PC방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도록 개학까지 2주간 지도해 달라"고 권고했지만 현실에선 전혀 먹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혼자 PC방을 찾았다는 박모(18) 군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박 군은 "최근 대전에 확진자가 나왔다고 하니 조금은 걱정이 된다. 그래도 요즘 방학기간이어서 PC방이 아니면 시간 보낼 곳이 없다"며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이 PC방은 좌석 140석 중 42석이 차 있었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은 "다중시설이용을 자제하라는 교육부 발표가 있었는데 평소 시간대보다 10명 정도 많은 이용객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다른 PC방은 손님들이 몰려 좌석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PC방 직원은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매출과 이용객은 평소 방학 수준과 비슷하다"고 귀띔했다.
정부 권고에도 많은 청소년들이 여전히 PC방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업소의 위생관리 노력은 부족해 보였다. 한 PC방에는 손 소독제가 비치돼 있지 않았고 여러 사람의 손이 타는 키보드나 마우스를 청소할 때도 일반 물티슈를 쓸 뿐 별도 소독제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정부가 전국 모든 유·초·중등학교의 신학기 개학일을 1주일 연기하고, 학원에도 휴원과 등원 중지를 권고한다고 했으나 일선 학원에서는 여전히 상당수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었다. 서구지역 한 토익 학원내 60석 규모의 교실에는 학생 20명가량이 앉아 있었다. 한 학생은 "어머니가 코로나19 걱정으로 마스크를 쓰고 학원에 가라고 했다"며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만 학원을 안 가는 건 더 불안해서 공부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미 개강을 했으므로 학원 문을 닫는 건 어렵다는 호소도 나온다. 둔산동 한 입시학원 원장은 "1주에서 2주까지 학원을 쉬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지만 개강을 한 마당에 이를 다시 뒤집기는 힘들 것 같다"며 "아이들이 학원에 들어올 때 관리부장이 일일이 체온을 확인하고 매주 전체 방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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