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앙상블 연극 '안녕 아버지'

연극 `안녕 아버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모습. 사진=극단 앙상블 제공
연극 `안녕 아버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모습. 사진=극단 앙상블 제공
죽음에 당면한 이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

죽음 앞에서 의연하긴 어렵다. 죽음에 대한 공포도 느낀다. 그것은 아마도 사랑하며 일생을 함께해 온 가족들을 두고 떠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남은 가족들에게 어떠한 말로 위로를 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남겨진 가족들은 이제 떠나 보내야 하는 이를 위해 어떻게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들일까.

`죽음`이라는 이별을 두고 떠나는 이와 남는 이들이 다시금 `가족`을 느끼게 되는 연극 `안녕 아버지`가 25-26일 서구문화원 5층 아트홀에서 열린다.

`안녕 아버지`는 한국 희곡 문학의 대표 작가로 TV극 `수사반장`, `한지붕 세가족`을 집필한 윤대성(81)이 80세인 지난 해 쓴 `나의 아버지의 죽음`이 원작이다.

도완석 전 한남대 교수가 연출하고 극단 앙상블이 제작했다.

지역에서 50년 이상 활동한 이종국 극단 앙상블 대표를 필두로 지역 원로 연극인 한수정·송형영 등이 참여했으며 노지안, 서지오, 조영후, 송지예 등 젊은 지역 연극인들이 출연한다. 송전 한남대 교수가 예술감독, 손호득 중부대 교수가 음악감독 등으로 함께하면서 `명품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내용은 이렇다.

암 말기환자로서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남자의 병실로 호스피스 자원 봉사자인 여인이 의사의 안내를 받으며 병실에 나타난다. 하지만 잠시 후 소스라치게 놀라는 여인. 그 중환자는 다름 아닌 오래 전에 가정폭력과 함께 자신과 자기 아들과 딸을 버리고 떠난 이혼한 전 남편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여인은 이 무정한 원수 같은 사람이지만 생명의 종말을 기다리는 이 불쌍한 영혼을 위해 과거 인연을 생각하며 병실에 남아 남자에게 정성을 기울여 간병을 한다. 남자는 죄책감으로 여인의 간병을 거부하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점차 서로 과거를 이야기 나누면서 지난 날의 상황들이 모두 오해였음을 알고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 가족들을 위해 보다 나은 경제적 번영을 꿈꾸다 몰락한 남자의 괴로웠던 심리상태. 그것을 이해 못하고 남편을 원망하며 대들었던 여인, 또 술에 취해 무지막지하게 자식들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아버지로서의 변명, 여인은 곧 아빠의 존재감을 잊고 살아왔던 아들과 딸을 병실로 불러들인다. 그래도 핏줄로 엉켜진 부모자식간의 정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서….

하지만 병실로 찾아온 아들과 딸은 어릴 적 자신들에게 폭력적이었던 기억과 함께 늘 증오해왔던 아버지를 거부한다. 이에 남자는 병의 아픔보다도 사랑하는 자식들로부터 버림받고 있다는 비통한 마음에서 빨리 죽기를 희망한다. 이런 남자에게 여인은 영혼의 안식을 위해서 성경을 읽어주고 기도를 해준다. 그러나 용서는 가족에게 구해야지 왜 하나님께 구해야 하느냐 면서 여인의 권유를 거부하는 남자. 결국 친구인 의사와의 마지막 대화 속에서 인생이 무엇이며 가족이 무엇이며 남겨진 사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남자는 여인의 권유를 받아 들인다. 그리고 점점 다가오는 죽음의 시간 앞에서 가뿐 숨을 내몰아 쉬며 아내와 아들과 딸에게 사랑한다는 내용을 적은 쪽지를 간호사에게 전달한다. 그 다음날 병실 앞에 모여든 가족들 아버지의 임종 앞에서 간호사가 건네준 쪽지를 읽으며 아버지를 부여안고 통곡하는 아들과 딸, 그리고 아내. 남자는 가족들의 그 사랑의 외침을 들으면서 조용히 숨을 거둔다.

도완석 연출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두려움에 떨거나 자포자기하는, 요양병원이나 중환자실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는 노인들에게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인생의 과정이며 죽음 저편에 또 다른 희망이 있음을 알려주는 연극"이라며 "죽음 앞에서 결코 두려워하지 말고 담대함을 가지게 하며 더불어 어떠한 인생의 정리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면서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또 남겨진 가족들에게도 노인들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랑과 용서와 위로를 통해 어떠한 자세가 임종을 앞두신 어르신들에게 대한 올바른 자세이며 진정한 효도인지도 일깨워주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이종국 극단 앙상블 대표는 "누구에게나 다가올 죽음이라는 주제로서 작품을 준비하게 된 것은 죽음은 어둡고 슬픈 긴 터널 속의 갇혀진 이야기가 아니고 새로운 삶의 부활이라는 희망과 함께 아름다운 가족 사랑의 중심이란 걸 알리고 밝고 환한 장례문화를 올바르게 전하고 싶어서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JTBC 드라마 송곳(2015) 등 TV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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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완석 연출
도완석 연출
연극 `안녕 아버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모습. 사진=극단 앙상블 제공
연극 `안녕 아버지`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리허설을 하는 모습. 사진=극단 앙상블 제공
이종국 극단 앙상블 대표
이종국 극단 앙상블 대표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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