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 이후 한 달여 이상 청정지대를 유지해 왔던 대전·충청권도 지난 주말을 고비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어제까지 전국에서 602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5명이 숨졌다. 시민들은 확진자 동선 등을 공유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확진자가 나온 도시의 주요 다중시설은 속속 폐쇄되기 시작했고 식당이나 상가 등은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전파 속도와 확산 추이를 보면 우리나라도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이 판명됐다. 정부도 마침내 어제를 기해 위기경보 단계를 현재의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의 권고에 따라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올려 대응 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다. 심각단계는 필요에 따라 민간 의료인 동원 및 격리병상 추가 확보, 항공·철도 등 대중교통 운행 제한, 학교 휴교·휴업 및 학원 휴원 명령 등이 가능하다. 또한 재난 특별관리기금 및 특별교부세 지원, 감염병 지원 예비비 편성, 감염 우려자 인적사항·주소지 제공 등을 통해 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반면 경제침체를 심화시킬 우려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은 안 된다는 절박감은 최고 단계 격상을 재촉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적절한 조치라 할 만하다.

이제 시민들도 과도한 불안 보다는 정부 대응을 주시하며 개인 위생수칙을 준수하는 등 방역에 협조해야 한다. 가급적이면 다중집합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고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기침 예절 등은 기본이다.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으면 자체 격리하고, 증상이 심해지면 선별진료소 방문 등의 절차를 지켜야 한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모두 함께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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