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우한폐렴) 확진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보다 한 발 빠른 `엄지족`들의 정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23일 오전 10시 현재 대전과 세종에서는 각각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 광역지자체별로 수시 브리핑이 이뤄지고 있다.

보건당국과 지자체 발표는 1-2차 검진 후 `양성` 판정으로 확인된 환자만 공식 발표한다.

이 과정에서 대전지역 확진자는 사는 지역(동구, 유성구)만 공개됐고, 세종은 아파트 이름과 동까지 공개됐다.

확진자의 신상과 거주지가 공개되면서 해당지역 주민들의 불안감 또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일선 지자체의 `공개 가이드라인`이 어디까지인지 불분명한데다 확진자의 동선 및 거주지 등 사항만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소문들이 빠르게 퍼져 나갈 뿐 아니라 발표된 사실에 덧붙인 소문들이 확대재생산되어 퍼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지역의 경우, 22일 오전 11시20분 이춘희 세종시장이 긴급기자회견을 갖기 전에 확진자의 동선과 정보가 SNS를 타고 급속도로 퍼졌다.

이로 인해 기자들이 해당 내용을 확인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대전지역 두 번 째 확진자로 발표된 60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22일 오전 10시 허태정 시장이 긴급브리핑을 하는 시각, SNS상에는 확진자 거주지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왔다. 유성구 노은동, 반석동 00아파트 거주자라는 얘기가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지만, 사실과는 달랐다.

심지어는 음식배달을 하는 업계에서 특정 아파트단지는 배달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문까지 나왔다.

확진 환자의 거주지가 공개되자 인근 아파트단지는 22일 저녁 안내방송과 함께 자체적으로 긴급소독을 벌였다.

주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22일 밤 아파트 자체방송을 접한 대전 시민 A씨는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에 우리가 사는 인접지역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바깥출입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불안하다"고 전했다.

세종시민 B씨도 "세종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휴대폰 문자를 보고 먼저 알았다"며 "확진자 거주지까지 공개된 마당에 시에서 호수를 알려주지 않는 게 도움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해당 지자체들은 "홈페이지와 언론보도자료 외에 떠도은 소문이 확대재생산되지 않기를 당부한다"며 "확진환자의 경우, 거주지는 비공개 원칙을 적용 중"이라고 밝혔다. 장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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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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