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지역 코로나19(우한폐렴)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의 접촉자가 최근 대전 신천지교회에 예배차 다녀간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을 이날 오후 늦게 공식 확인하기까지 지역사회에서는 수많은 낭설과 추측이 난무했지만 대전시 보건당국은 `파악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허둥지둥하기 바빴다. 또 대전시 당국의 확인에 앞서 이날 오전 서구보건소는 용문동 신천지교회 일원에서 긴급 방역작업을 벌였다. 시-자치구 간 신속·정확한 정보 공유는 물론 방역공조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강혁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이날 오후 3시 시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구에 주소지를 둔 여성 1명이 지난 12일 오전 8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대전 신천지교회에서 예배를 봤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 여성은 31번 확진자와 신천지대구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본 신도로 현재 대구달서구보건소에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대전 신천지교회 예배에는 대구 여성신도를 포함해 100여 명이 한 공간 안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신천지교회 관리자가 예배인원이 100명 가량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구달서구보건소에서 이르면 오늘(20일) 저녁 검사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해당 여성이 확진자로 판정돼야 심층역학조사를 통해 이동경로와 방문장소, 만난 사람 등을 파악해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100여 명의 예배 참여자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대구 신도의 확진이 전제돼야 한다.

이와 함께 최근 자신의 부친을 만나기 위해 신천지 대구교회를 다녀온 대전지역 한 군부대 사병은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 국장은 "해당 사병은 5분 가량 교회에 머물렀다고 한다"며 "사병의 아버지는 31번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자 곧바로 아들에게 이를 알려 검사를 받도록 했고 검사결과 음성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시가 공식 브리핑을 하기까지 오전 내내 극심한 혼란이 벌어졌다. 포털 사이트 한 카페에는 `속보 대전 뚫린 듯`이라는 글이 올라왔고 다른 카페로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대전 OO에 사는 여성, 대구 신천지 갔다가 감염. 확진자 판명` 등 루머도 확산했다.

감염병 공포가 삽시간에 퍼지는 사이에도 대전지역 감염병 방역의 정점에 있는 시 보건당국은 `대구시 보건소 측과 전화 연결이 되지 않는다`거나 `확인하고 있다`며 늑장대응으로 일관하다 부랴부랴 오후 브리핑에 나섰다. 이 국장은 "대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 이후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우리 지역에서 횡행하고 있다"며 "우리시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접촉자를 파악해 지자체로 통보한 사람을 중점관리하고 있어서 그 외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는 즉각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해명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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