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자현미경 사진./사진=연합뉴스
코로나 19 집단감염이 전국적으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병·의원을 찾는 환자들에 대해 선제적 진료를 하기로 했다.

코로나 19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이능후 복지부장관)은 20일 00시를 기해 호흡기계 질환(고열과 기침을 동반한 증세)이 의심되어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전원 선별진료소를 이용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일선 병의원들은 이 같은 정부의 강경방침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감기 등 비교적 가벼운 증세로 내원하는 환자는 물론, 유아와 노인 등 외래진료자들을 소화하기엔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특히 선별진료소를 이용할 경우, 환자 1인당 진료시간이 아무리 빨라도 1시간-1시간 30분이 걸린다. 여기에 한사람 씩 진료가 끝날 때마다 소독을 마친 후 다음 환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더 길어진다.

실제 대전과 세종의 병원들은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밀어부치기 대책`이라고 지적한다.

환자 1명을 진료하기 위해서는 의사 1명과 간호가 2명, X-레이기사(방사선사) 1명 등 최소 4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주간 시간대는 선별진료소에 상주하는 인력이 있지만, 야간 시간대는 주로 응급실 등을 찾은 외래환자들이 `코로나 19 의심 환자`로 판단되면, 당직 콜 제도를 이용해 선별진료소로 격리된다.

이로 인해 의료진의 피로도는 물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동시에 불거질 우려가 높다.

이와 함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19` 검체 채취가 불가능한 곳도 많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종지역의 경우, 세종환경보건연구원이 있어 검체 채취와 감염여부를 6시간 이내에 알 수 있다.

하지만, 대전지역은 검체 채취가 가능한 선별진료소가 한정된데가 검체 체취를 마친다 해도 후송업체(용역)를 거쳐 대전보건환경연구원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많아 최종 결과를 알기까지 최소 10시간에서 24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원 감염실에서 근무 중인 A씨는 "보건소나 질병본부 등 관련기관에서 내려오는 지시(전달) 사항 중 일선 병원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는 곳은 1-2곳 뿐"이라며 "1차 진료 후 확진 판정이 나오면 그 책임과 피해는 고스란히 병원이 떠안아야 하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병원 B씨도 "집단감염이 급속도로 번질 것을 우려해 정부가 선제조치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장비와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시행하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장중식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중식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