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도착하는 코로나19 의심 환자 [연합뉴스]
병원 도착하는 코로나19 의심 환자 [연합뉴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에 이어 집단감염 사례까지 확인되며 코로나19(우한 폐렴)가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 된 것으로 판단한 대전 지역 일부 종합병원은 병원내 감염을 막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19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20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51명이라고 밝혔다.

추가 확진자 20명 중 18명이 대구·경북 지역이며, 이 중 15명(환자와 동일한 교회 14명, 병원 내 접촉자 1명)은 31번째 환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확인되며 대한의사협회가 앞서 주장한 중국 입국 제한 조치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 제6차 대국민담화문을 통해 "외국에 다녀온 적도 없고 어디에서 감염이 됐는지도 알 수 없는 확진자 발생으로 객관적인 지역사회 감염 확산의 근거가 점점 쌓이고 있다"며 "이는 오염지역에 대한 여행이나 확진자와의 접촉 여부와 무관하게 우리 사회 어디에서든 코로나19 감염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 눈 앞에 와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이미 제안했던 중국 전역으로부터의 입국 제한 조치를 다시 한번 검토해 주길 바란다"며 "지역사회 감염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하는 지금이 입국 제한을 통해 위협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함께 지자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확산 상황 대비 방안도 실효성 있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상황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전 지역 종합병원 중에서는 건양대병원이 가장 먼저 고강도 대책을 마련했다.

건양대병원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갖고 발열 증상을 보이는 내원객은 무조건 외부에서 진료하기로 결정했다.

병원 측은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되면 사실상 이를 막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병원내 감염이라도 완벽하게 차단하겠다는 설명이다.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은 수시로 감염관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세부지침을 마련한다는 방침으로, 당장은 모든 외래 및 방문객의 선별진료를 더욱 철저히 하기로 했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외부 독립된 공간에 임시 진료소를 설치하고 발열 증상이 있는 내원객은 무조건 외부 진료소에서 진료를 보기로 했다"며 "오늘(19일) 중으로 필요 장비 등을 외부로 빼서 내일(20일) 오전 7시부터는 강화된 대응책이 시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 감염이 본격화 되면 대전이 뚫리는 것은 시간 문제"라며 "앞으로 다른 병원들도 강화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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