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신조어에 외래어까지…기성세대 신조어 공부

[사진=대전일보DB]
[사진=대전일보DB]
"배우 박서준 나오는 드라마 봤어요? 웹툰 원작이라던데 드라마 흐름도 빠르고 꿀잼이에요." "네, 시간 순삭이더라구요. 남주 멍뭉미 넘치던데 인플루언서로 나오는 여주도 매력있던데요?" "커피 뭐 마실거에요?" "전 아바라요!!"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나누는 대화를 각색한 것인데 `웹툰(웹과 카툰의 합성어), `꿀잼(매우 재미있다)`, `멍뭉미(강아지를 부르는 멍뭉이와 미의 합성어)`, `인플루언서(SNS에서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SNS 유명인)`, `순삭(순식간에 삭제됨을 줄임말)`, `아바라(아이스바닐라라떼 줄임말)` 등 다양한 신조어가 등장한다.

최근 단어를 줄이거나 글자 모양을 응용해 읽는 등 신조어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대중화로 신조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간단함과 개인의 행복 및 삶의 질 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대 초반-2000대 초반 출생)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젊은 층과 기성세대 간 소통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 특성을 다룬 `90년생이 온다` 서적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밀레니얼 세대를 주제로 한 서적도 인기다. 새로운 세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장인 이모(42)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신조어 의미를 유추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쉽지 않다. 신조어를 모르면 일상적인 대화가 어려울 정도"라며 "후배들과 대화를 나눌 때 신조어를 모르면 꼰대처럼 보일까 우려돼 가끔 신조어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지난 11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며 아끼는 사람들을 말하는 `펫팸족`의 대체어로 `반려동물 돌봄족`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어려운 외국어 신어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우리말 대체어로 바꾼 것이다.

혼자만의 생활을 즐기며 소비활동을 한다는 의미로 일인(1人)과 경제를 뜻하는 영어 이코노미(economy)를 합친 `1코노미`는 `1인 경제`로 정해진 식단이 아닌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날을 말하는 `치팅 데이(cheating day)`는 `먹요일` 등 알기 쉬운 말로 다듬고 있다.

젊은 세대의 신조어 문화에 대해 전문가는 자신들의 생각을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개념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시대마다 신조어는 사용해왔다. 신조어를 사용하는 동기는 다를 수 있지만 한가지 가능성은 기존 언어로 핵심을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때 이러한 개념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신조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응집력이 높아지는데 자신들이 기성세대에 속해있지 않고 자신들의 어떤 집단에 속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원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원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