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 철도건널목에 차가 지나고 있다. 사진=문승현 기자
18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 철도건널목에 차가 지나고 있다. 사진=문승현 기자
"하루에도 열번은 열차가 왔다갔다 합니다. 이거 원 살 수가…" 말을 받아적는 중간에 `덜컥 덜컥` 굉음이 난다. 가게 바닥으로는 무거운 진동이 전해진다. 대화는 잠시 중단됐다.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756번길 석봉1 철도건널목 앞에서 20년 동안 이발소를 운영 중인 장 모(68) 씨는 "이거 보세요. 건널목에 차가 지나가는 데도 이 정도 소음과 진동이에요. 큰 화물열차 같은 게 통과할 때는 물건이 떨어지기도 하고 오죽하면 가게 벽에 금이 갔겠어요"하며 얼굴을 찌푸렸다.

18일 오전 신탄진 남경마을 철도건널목은 위태로워 보였다. 노후한 주택과 초라한 가게들 사이로 길게 이어진 철로는 남북으로 뻗어 동네를 쪼개 놓았고 열차 진입 때 자동으로 차단되는 철도 건널목 멀리에선 아무렇지 않게 철로를 건너가는 주민들도 여럿이었다.

인근 왕복 6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대전차량융합기술단 인입선로 때문에 횡단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고 길을 돌아가야 하는 육교 대신 위험천만한 무단횡단을 선택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철도건널목 근처에서 15년째 가게를 하고 있다는 A 씨는 "4-5년 전 동네 아이들이 철로 주변에서 차단기가 내려온 것도 모르고 놀다가 열차에 치일 뻔한 일이 있었다"며 "기관사가 급정차해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작성한 `중장기 철도시설 개량투자계획(2018-2022)`을 보면 2016년 기준 1억㎞당 열차 및 건널목 사고는 7.6건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1억㎞당 사망자수(자살 제외)는 12.1명에 이른다. 지역주민들은 지상을 통과하는 철로로 소음과 진동은 물론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한 주민은 "가게 앞에서 일을 하는데 철도건널목에 진입하는 열차가 경적을 울려 놀라는 일이 다반사"라며 "인근 주민들이 여러 불편을 겪고 있다는 걸 알고 정치인들이 총선 때마다 철도를 없애겠다고 공약을 거는데 그때만 반짝할뿐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푸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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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 왕복 6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대전차량융합기술단 인입선로 건너편 철로로 열차가 통과하고 있다. 사진=문승현 기자
18일 대전 대덕구 신탄진 왕복 6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대전차량융합기술단 인입선로 건너편 철로로 열차가 통과하고 있다. 사진=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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