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신탄진 남경마을 철도건널목은 위태로워 보였다. 노후한 주택과 초라한 가게들 사이로 길게 이어진 철로는 남북으로 뻗어 동네를 쪼개 놓았고 열차 진입 때 자동으로 차단되는 철도 건널목 멀리에선 아무렇지 않게 철로를 건너가는 주민들도 여럿이었다.
인근 왕복 6차선 도로를 가로지르는 대전차량융합기술단 인입선로 때문에 횡단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고 길을 돌아가야 하는 육교 대신 위험천만한 무단횡단을 선택하는 게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했다. 철도건널목 근처에서 15년째 가게를 하고 있다는 A 씨는 "4-5년 전 동네 아이들이 철로 주변에서 차단기가 내려온 것도 모르고 놀다가 열차에 치일 뻔한 일이 있었다"며 "기관사가 급정차해 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12월 작성한 `중장기 철도시설 개량투자계획(2018-2022)`을 보면 2016년 기준 1억㎞당 열차 및 건널목 사고는 7.6건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1억㎞당 사망자수(자살 제외)는 12.1명에 이른다. 지역주민들은 지상을 통과하는 철로로 소음과 진동은 물론 안전에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한 주민은 "가게 앞에서 일을 하는데 철도건널목에 진입하는 열차가 경적을 울려 놀라는 일이 다반사"라며 "인근 주민들이 여러 불편을 겪고 있다는 걸 알고 정치인들이 총선 때마다 철도를 없애겠다고 공약을 거는데 그때만 반짝할뿐 변한 건 하나도 없다"고 푸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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